set list
- [00:01:58~] 최성원 – 제주도의 푸른밤
- [00:05:30~] 이현우 – 슬픔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 [00:40:45~] John Legend – Ordinary People
- [00:42:24~] 문소리 – 내가 만일
- [00:44:30~] Oasis – Don`t Look Back In Anger (Remastered)
- [00:47:14~] 김현철 – 동네 (`응답하라 1988` 삽입곡)
- [00:50:10~] 정승환 – 사랑에 빠지고 싶다
- [00:53:18~] 서영은 – 꿈을 꾼다
- [00:53:18~] Citizens! – True Romance (엔딩 테마)
- [00:53:18~] Toploader – Dancing in the Moonlight
- [01:03:52~] 비투비 – 그리워하다
- [01:04:58~] 박효신 – 戀人 (연인)
talk
노래 제주도의 푸른 밤의 마지막에는요. 제주도 ‘푸르메’가 살고 있는 곳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요. 사실 제주도의 푸른 밤은 이 노래를 만든 최성원 씨가 ‘푸르메’라는 사람에게 선물한 곡이라고 합니다.
제주도의 푸른 밤을 만들 당시 그룹 들국화의 멤버였던 최성원 씨는요. 들국화가 돌연 해체되면서 방황하던 중이었는데요. 어느 날 착잡한 마음을 달래려 제주도행 밤배를 탔다고 해요. 바로 그곳에서 ‘푸르메’를 만났는데요. ‘푸르메’는 최성원 씨 선배의 여섯 살짜리 딸이었습니다. 바다를 자유롭게 뛰노는 ‘푸르메’를 보면서 최성원 씨도 마음이 풍요로워졌고요. 도시의 각박함에 찌들었던 마음도 치유되는 것 같았다고 해요. 이젠 훌쩍 커서 30대가 된 ‘푸르메’는 마음이 각박해질 때면 간혹 이 노래, 생각을 할까요? 지친 마음의 안식처가 되고 싶은 여기는 음악의 숲, 저는 숲을 걷는 정승환입니다.
[00:01:58~] 최성원 – 제주도의 푸른밤
10월 8일 화요일 밤 <음악의 숲 정승환입니다>
오늘의 첫 곡으로 최성원의 ‘제주도의 푸른 밤’ 들으셨습니다. 사실 이번에 이제 음악이 숲에서 오프닝에서 많이 소개했던 음악 이야기들 있잖아요. 그 오프닝을 통해서 저 역시도 몰랐던 어떤 노래에 얽힌 이야기들을 만나게 되는데, 노래를 그냥 노래로만 들었지 이 노래가 어떻게 탄생했으며 뭐 그런 것들까지 자세하게 생각하지는 안잖아요. 조금 더 그런 것들을 알고 들으니까 원래 알던 노래도 좀 다시 듣게 되는 그런 게 있는 것 같습니다.
[00:03:02~]
5637 님
‘할 일은 태산인데 머리가 복잡해서 친구 만나서 얘기하고 왔어요.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는 그런 얘기들이었지만 그래도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나누며 위로도 하고 공감도 하고 충고도 하다 보니 뭔가 머리가 개운해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보내주셨습니다.
아,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나누면서 위로하고 공감하고 그럴 수 있으면 참 좋은데… 왠지 그럴 때도 있잖아요. 그냥 혼자 있고 싶을 때 막 사람도 안 만나고 싶고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때 음악의 숲을 들으시면 괜찮으실까요? 그러길 바라면서…
오늘 조금 또 특별한 손님을 모시게 됐는데 음악의 숲에서 처음으로 이제 시인을 모시게 됐습니다. 저도 떨리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데 사실 지금 와 계시거든요. 근데 굉장히 떨린다고 하시니까… 왠지 조금 더 책임감이 막중한 그런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음악의 숲 초대석으로 ‘나는 미남이 사는 나라에서 왔어’라는 시집을 쓰신 이우성 시인 모셨습니다. 이 밤에 잘 어울리는 시와 노래들 가지고 오셨다고 하니까 잠시만 좀 기다려주시고요. 여러분들의 이야기도 어김없이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자 번호는 #8000번, 짧은 건 50원, 긴 건 100원이고요. 미니는 무료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음악의 숲을 함께 걷고 계십니다.
[00:04:34~] ‘음악의 숲 초대석’ 코너
숲디 : 음악의 숲 함께하고 계시고요. 오늘 음악의 숲에서 아주 특별한 손님이 와 계시다고 제가 말씀을 드렸는데… 제가 사실 라디오를 진행을 하면서 꼭 한 번 어떤 가져보고 싶었던 만남? 어떤 시인과의 만남, 그런 것들을 좀 항상 이렇게 작은 소망으로 두고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그 어떤 소망을 이루게 된 어떤 역사적인 날이 될 것 같네요. 이우성 씨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우성 : 네, 안녕하세요. 시 쓰는 이우성입니다.
숲디 : 반갑습니다. 우리 숲에 계시는 요정들이에요. 청취자분들을 숲의 요정들이라고 부르거든요. (이우성 : 아~~) 우리 요정들께 요정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시면서 한번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우성 : 네, 저는 승환 씨 목소리를 직접 들으니까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요정 같으세요.
숲디 : 제가요? 처음 들어보는 말이긴 한데 감사합니다.
이우성 : 청취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우성입니다.
숲디 : 우성 씨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일단 먼저 소개를 해드릴게요.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무럭무럭 구덩이’로 등단을 하셨고요. 남성 패션잡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에서 기자 생활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시집 ‘나는 미남이 사는 나라에서 왔어’ 라는 또 시집으로 인사를 또 나눠주셨고, 에세이 ‘여자는 모른다’ 그리고 ‘나는 매번 시 쓰기가 재미있다’ 로맨틱 ‘로맨틱한 시’가 있고요. 여기에 또 특이한 이력이 하나가 있더라고요. 2017년에 뉴욕 시티 마라톤 풀코스 완주도 하셨습니다.
이우성 : 2017년에도 하고 작년에도 했고요. 또 올해도 11월 4일 날 뉴욕에 갈 예정인데 올해는 제가 무릎을 좀 다쳐서 (숲디 : 그래요?) 완주를 할 수 있을지를 잘…
숲디 : 마라톤을 뉴욕까지 가서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우성 : 일단 뉴욕 마라톤이 전 세계에서 그 응원 열기가 제일 뜨거운 마라톤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1년에 한 번 거기를 달리면 뭐랄까요? 그 수많은 뉴욕 시민들의 응원으로 에너지를 충전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그게 한국에서 마라톤 달리는 거하고 분위기가 많이 달라요. 완전히 다르죠.
숲디 : 아무래도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마라톤을 하시는 또 어떤 취미처럼 하시는 시인이 계신 줄은 몰랐는데…
이우성 : 네, 거의 제가 운동하는 양을 보면, 취미라기보다는 조금 더 딥한 그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일주일 정도 뛰니까 많이 뛰는 편이죠. (숲디 : 7, 80km요?) 네, 그 정도 (숲디 : 일주일에?) 네, 근데 제가 요즘은 조금 무릎 때문에 조금 이렇게 다쳐서 좀 덜 뛰는데요. 한창 대회 준비할 때는 거의 7, 80km 뛰죠.
숲디 : 보통 이제 시인이고 하면 뭔가 이미지가 운동과 거리가 먼 그런 느낌이 좀 있잖아요. (이우성 : 네, 그렇죠.) 뭐랄까, 조금 퇴폐적인 느낌이 있고 뭔가 이렇게 항상
이우성 : 아, 퇴폐까지는 아니지만 굉장히 좀 이렇게 조용하고 음습하고 이런 게 아마 있긴 있는 것 같아요. 있긴 있어요. (숲디 : 굉장히 건강한 또…) 근데 잘 아시겠지만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굉장한 마라토너고… (숲디 : 아, 몰랐어요.) 네, 굉장한 마라토너고 그리고 한국의 유명한 소설가인 김현수 선배님도 굉장한 마라토너거든요. 그게 저는 글쓰기 그러니까 달리기 한 20km쯤 넘어가면 거의 명상하는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그게 글쓰기에 도움이 굉장히 많이…
숲디 : 잡념도 좀 사라지고 그러나요?
이우성 : 네, 20km 거의 (숲디 : 힘드니까 일단) 거의 바람에 잡념이 날아가는 느낌이 드는 그래서 굉장히 깨끗한 몸 상태가 되는 것 같고… 저는 달리면서 시를 여러 편 썼어요. (숲디 : 달리면서?) 그러니까 머릿속으로 이제 어느 게 떠오르는 문장들 떠오르는 빛들 떠오르는 어떤 생각들이 있는데 그것들이 이제 나중에 옮겨 적고 그게 시가 되기도 하고…
숲디 : 잊혀지거나 그러지는 않나요? 뛰면서?
이우성 : 강렬한 빛은 기억에 남습니다. (숲디 : 커~~) 근데 승환 씨도 아시지 않아요? 어느 순간 불현듯 뭔가 딱 떠오를 때 그거 절대 안 잊어버리잖아요. 어떤 감정 느낌 이런 것들…
숲디 : 일단 그렇다고 하겠습니다. (아하~~ ㅎㅎㅎ) 지난주 초대석에 이어서 오늘도 아주 재미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를 하고 있는데 일단 그 전에 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그 시집 중에 이제 ‘나는 미남이 사는 나라에서 왔어’ 라고 제목이 있는데 이게 어떤 뜻인가요? 궁금합니다.
이우성 : 사실 제가 이 제목으로 시집을 낸다고 했을 때 출판사에서는 이렇게 하면 안 내준다고 했었어요.
숲디 : 굉장히 자신감이 넘치는 분이신가 이런 생각이 1차원적으로 좀 들었습니다.
이우성 : 아, 그죠. 이제 일반 대중분들은 아마 그런 생각을 많이, 그러니까 시를 쓰지 않는 분들은 그런 생각을 많이 하시고 출판사에서는 이제 순수한 문학의 어떤 터울 안에서는 이게 너무 이렇게 문학적이지 못하고 예의가 없는 제목이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원래 시인은 약간 태도나 이런 게 좀 겸손하고 자기 안으로 굉장히 숙고하는 듯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나 스스로 미남이다 이런 시는 이게 너무 도발적인… 도발을 넘어서 별로 ‘시적이지 않다’라는 출판사의 의견이 있었죠. (숲디 : 그랬구나.) 네, 그래서 저도 안 내주면 안 되겠다고 했어요.
숲디 : 그렇게 좀 밀어붙이신 거군요. 저는 이거 바로 그냥 제 책장에 가장 첫 번째로 놓으려고 했거든요. 나를 위한 시집인가 그런 생각을… ㅎㅎ 죄송합니다.
이우성 : 스스로 사과하셨으니 제가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숲디 : 좀 긴장을 좀 풀어드리고자…
이우성 : 네, 고맙습니다. 제가 덕분에 긴장이 좀 풀린 것 같아요.
숲디 : 긴장이 풀리지 않길 바라면서 오늘 사실 이렇게 함께하는 시간 동안 이 시간에 좀 어울리는 시 그대로 좀 가져오셨다고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우성 : 네, 갖고 왔습니다. 그런데 조금 조금 길어서 앞에 읽어드릴 시가 조금 길어서 그리고 혹시 이제 시라는 게 아무래도 조금 쉽지는 않잖아요. (숲디 :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제가 읽을 때 청취자 여러분들이 주무시는 건 아닐까…
숲디 : 왜냐하면 제가 지난 거의 한 1년 가까이를 음숲에 음악의 숲의 한 코너로 시와 글들을 소개하는 그런 코너를 가졌었는데, 그때 이미 다 뭐랄까요. 면역이 생기셔서… 그때 주무시던 분들도 지금 다 깨어 계시거든요. (이우성 : 이미 선행 학습이 되어 있다고 보면 되겠죠? 알겠습니다.)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되고요. 우리 그러면 소개해줄 시 뭘까요?
이우성 : 첫 번째 시는 제가 지금 두 번째 시집 준비하고 있는데 거기에 이제 제가 거기에 좀 중요한 시 중에 하나로 실으려고 하는 시고, 제가 이거를 어느 날 밤에 썼는데 제가 이렇게 써 놓고 이렇게 말씀드리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시겠지만… 이걸 제가 썼나요? 신이시여, 이걸 정말 제가 썼습니까? 뭐 이런…
숲디 : 아, 그럴 때 있죠. 목을 만들거나 할 때도…
이우성 : 승환 씨도 있으시죠?
숲디 : 그럼요. 저도 이제 시인분을 앞에 두고 이제 하기 그렇죠. 저도 끄적이는 걸 좋아하거든요. (이우성 : 좋아하실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다음 날 딱 읽어보면 신이 이거 제가 썼나요?( 이우성 : 아~~) 가소로우시죠?
이우성 : 아니에요. 저는 굉장히 되게 존중하는 아티스트입니다. 승환씨.
숲디 : 그래서 아무튼 그 마음이 뭔지 알겠지만 그러면 한번 소개를 좀 부탁드릴게요.
이우성 : 그럼 제가 먼저 이거를 한번 읽을까요? 읽고 이야기를 좀 나누면 어떨까요?
숲디 : 소개를 먼저 간략한 소개를 해 주시고 읽어주셔도 되고요.
이우성 : 이게 제가 어느 날…
숲디 : BGM 깔아드릴까요? 저희 음악 깔아드릴까요?
이우성 : 읽을 때 읽을 때 깔아주시면 될 것 같아요.
숲디 : 혹시 뭐 마이크에다가 리버브 같은 거 깔아드릴까요? 에코 같은 거?
이우성 : 아니에요. 그냥 편하게 해볼게요. ㅎㅎ
숲디 : 네 알겠습니다.
이우성 : 이거를 이 시를 제가 어느 날 가끔 사람들이 많이 죽잖아요. 이렇게 뭐 슬픈 일로 죽기도 하고 뭐 연세 드신 분들이 이렇게 세상을 떠나시기도 하고 근데 저는 그 죽음이라는 거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는 편은 아니지만 조금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어떤 비극적인 죽음에 관한 게 아니라 어떤 우리가 주변에서 겪는 일상적인 죽음에 대해서 좀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그러면서도 세상이 좀 이렇게 태연하게 지나가는 어떤 삶의 모습에 대해서 조금 얘기하고 싶었는데 이런 주제적인 의식에 대한 것보다 그냥 저는 이 시를 써 놓고 이 시의 문장들이 그냥 저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그거를 조금 읽어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말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숲디 : 너무 잘해 주고 계세요.
이우성 :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그때 / 이우성
그때 벽은 상자 같았어. 나는 상자 주위를 서성이다 의자에 앉았지.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어. 상자를 열고 그림을 집어넣었어. 그곳에서 그림이 완성되기를 바라며. 우리가 늙는 것처럼 말이야. 사람들이 와서 물었어. 무엇을 그렸어요? 누가 그걸 알겠어. 나도 그림이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는데 재킷 주머니에서 노트를 꺼내 이렇게 적었어. 상자 안에 그림. 그리고 나는 죽었어. 아마도 모두가 죽듯이 그렇게. 나를 묻을 때 노트도 같이 묻었을까? 노트는 자라서 나무 모양대로 변했을까? 할 말이 많은 노인처럼. 물보다 꾸준한 건 시간 뿐이지. 사람들은 벽 속에 그림이 있다는 걸 잊었어. 당연히 상자도 잊었지. 나는 다시 태어나서 벽에 소리를 들어. 똑똑. 나는 왜 두드릴까? 상자 안에서 누군가 나올 거라고 그 안에 계단이 있고 모든 지나간 것들이 거기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러니까 그때는 영원히 여기에는 없다고. 생각하며 죽은 걸까?
숲디 : 우리 이우성 시인의 아직 발표가 그러면 아직 안 된 (이우성 : 네,네) 그렇죠. 시죠? ‘그때’라는 시를 만났습니다. 사실 저도 이제 시를 읽는 것을 좋아하고 이제 뭐 미흡하게나마 쓰는 걸 좋아하는데 이렇게 사실 짧은 시간을 두고 이 시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좀 어려움이 있을 것 같기는 하거든요. (이우성 : 그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이제 이제 시를 만나봤으니까 더 이렇게 이야기를 좀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이우성 : 네, 저는… 근데 어떠셨어요? 이 시? 제가 너무 도발적, 돌발 질문이죠?
숲디 : 좋았어요. 근데 진짜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뭔가 ‘이거 계속 여러 번 읽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시였습니다. 그런데 언뜻 그냥 딱 되게 1차적으로 그려졌던 이미지가 어린왕자, 소설 어린왕자에서 양 그림인가요? 그걸 지금 상자를 그리잖아요. 네, 그런 이미지가 좀 그려졌다까요?
이우성 : 저는 실제로 그 어린 왕자라는 소설에서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아마 많은 시인들이 그럴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는 그 어린 왕자라는 소설이 없었으면 제가 쓰는 시에 많은 부분이 정말 없었을 거예요. 그런 생각이 들고 전 사실 여기에서 제가 써놓고 좀 마음에 들었던 문장은 이런 거였어요.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는데 상자를 열고 그 그림을 집어넣고 그림을 완성시키는 게 제가 아니라… (숲디 : 그렇죠.) 그곳에서 그림이 알아서 완성되는 이 부분에 관한 거였어요. 제가 아직 나이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어서 삶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게 지금까지 살아온 제 삶을 좀 이렇게 제가 느끼는 삶에 대한 어떤 정의를 좀 해 주는 문장이 아닐까 싶기는 해요. 그러니까 제가 해온 것보다 물론 제가 해온 게 많겠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숲디 : 그렇죠.) 저도 알 수 없는 반은 내가 하고 반은 내가 안 한 어떤 부분에 관한 거고 그리고 제가 아주 존경하는 시 쓰는 선배님께서 저한테 이런 말씀 하셨거든요. ‘반은 네가 쓰고 반은 귀신이 쓰는 거다.’ 내가 반은 쓰고 나머지 반은 귀신이 쓰는 거다라는 건 이제 상상의 영역이 될 수도 있고, 제가 모르는 어떤 부분이 시 속에 숨어 있을 수도 있고 이런 부분에 관한 게 시와 삶에 다 있지 않을까? 이런 마음이 조금 담겨 있기 해요. 사람들한테 이런 이야기를 조금 해주고 싶었어요. 가끔은 노력하지 않아도 어떤 거는 잘 된 것도 있고 (숲디 : 그렇죠.) 어떤 거는 잘 안 되는 안타까운 일도 있을 거고,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는 삶이라고 할까요.
숲디 : ‘우리가 늙는 것처럼 말이야’ 이렇게 또 말씀 적었던 어떤 구절이 저 역시도 되게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뭔가 뭔가 풍화는 어떤 나의 의지나 의도에 반한 것이 아니니까… (이우성 : 네, 맞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고…
이우성 : 그래도 좀 부끄럽네요. 이런 얘기를 하니까…
숲디 : 저도 사실 이런 시간이 처음이어서 그런데 지금 제가 이런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귀여우세요. ㅎㅎㅎ 이렇게 시를 읽으실 때 표정과 이렇게 뭔가 수줍음이 좀 이렇게 많으신 것 같고…
이우성 : 그죠. 미남이잖아요. ㅎㅎ 죄송합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ㅎㅎㅎ
숲디 : 자신감 너무 좋아요. 약간 제가 원래 약간 그렇거든요. 좀 뻔뻔하고 그런 구석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
이우성 : 그래도 저는 청취자분들을 위해서 배려해 드리고 싶은 건 승환 씨가 훨씬 미남이고 그 다음이 저다!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네요. ㅎㅎㅎ
숲디 : ㅎㅎ 정말 좋은 말씀해 주셨습니다. ㅎㅎㅎ 첫 시집 ‘나는 미남이 사는 나라에서 왔어’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뭔가 좀 자신만만한 느낌 긍정적인 뜻으로… 오늘 들려드린 시는 좀 인생에 조금 무거운 느낌이 들었어요. 들려주신 시가… (이우성 : 그렇죠.) 질문지에 이런 게 있네요. 이런 질문을 음악의 숲에서 게스트에게 할 줄은 몰랐는데 좀 심오한 질문이에요. 굉장히 심오한 질문인데 (이우성 : 뭔데요?) 시인 님은 언제 자기 자신이 낯설게 느껴지시나요?
이우성 : 아~ 씨… 제가 너무 깊게 한숨 쉬었죠. 사실…
숲디 : 아니 너무 좋아요. 자연스럽고… ㅎㅎㅎ
이우성 : 사실 이 시가 저 자신이 낯설어지는 지점에 관해서 굉장히 담고 있는 시이기도 해요. 그래서 아마 작가님이 그런 내용을 적어주셨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제 자신이 낯설 때는 제 자신이 부끄러울 때요. 제가 여자한테 사랑하는 사람한테 차이고 매달리고… 그리고 제가 너무 부끄러운 일을 해서 누가 저를 이렇게 막 놀리고… 그런 순간이 저에게는 굉장히 많거든요. 저는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 제가 생각한 제가 아니라고 느끼면서 낯선 것 같아요. 근데 사실 그걸 거부할 수 없는 제 모습일 텐데… (숲디 : 그러겠죠.) 근데 그럴 때 낯설다고 많이 느껴요. 그런 저 자신을 사랑하고 싶어서 또 시를 쓰는 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숲디 : 아, 알겠습니다. 우리 그럼 이쯤에서 노래 한 곡 들을까요. 같이 들을 노래도 같이 또 이제 가지고 오셨다고 어떤 노래일까요?
이우성 : 제가 이거 굉장히 좋아하는 노래인데 이거를 또 승환 씨가 리메이크를 한…
숲디 : 예전에… 맞아요. 맞아요.
이우성 : 저는 이현우 씨의 ‘슬픔 속에 그대로 지워야만 해’ 제 중학교 때 노래방 가면…
숲디 : 노래방에 가서… 시인도 노래방에 가나요?
이우성 : 중학교 때는 시인이 아니었고… (숲디 : 그렇죠. 그렇겠죠. ㅎㅎㅎ) 근데 일단 시인들 노래방 진짜 많이 가요. (숲디 : 그렇군요.) 트로트 진짜 많이 부르고요. (숲디 : 아, 그래요.) 근데 노래 그렇죠. 제가 중학교 때 ‘웨~~’ 하면서 되게 불렀던 노래… (숲디 : 우에~~~ 이렇게요?) 이러면서 제가 이현우 씨 노래 목소리를 흉내내면서 한번 불렀어요.
숲디 : 알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그 추억의 노래 듣고 와서 또 마저 이우성 시인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현우의 ‘슬픔 속에 그대를 지워야만 해’
[00:20:45~] 이현우 – 슬픔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숲디 : 이현우의 ‘슬픔 속에 그들을 지워야만 해’ 들으셨습니다. 저도 이 노래 너무 오랜만에 듣고 제가 오디션 프로그램 할 당시에 당시 고3이었는데 그때 불렀던 노래였는데 이렇게 오랜만에 들으니까 또 다르네요.
이우성 : 정말 시적이지 않아요? 슬픔 속에 그댈 지운다는 표현이… (숲디 : 그러니까요.) 저는 이런 문장 아직도 못 썼어요.
숲디 : 하~~ 솔직한 매력까지 갖추고 계신… 우리 (이우성 : 앞으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음악의 숲 초대석’ 오늘은 이우성 시인과 함께하고 계시는데요. 제가 감히 지금 이제 만나뵌 지 얼마 안, 30분 가량밖에 안 됐지만 어떤 귀요미라는 별명을 붙여드리고 싶을 정도로 굉장히 귀여운 매력을 갖고 계신… 감히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고…
이우성 : 청취자 여러분들이 이런 녹색 창에서 검색해서 제 얼굴 찾아보고 뭐야? 이거 막 이러실.. (숲디 : 미남이네. 이러실 수도 있죠.) 네, 저희가 프로필 사진을 좀 잘생긴 걸로 올려놨어요.
숲디 : 그러니까요. ㅎㅎ 신춘 문예로 화려하게 등단을 하셨는데 당선 전화를 어디서 받으셨나요? 궁금해요. 그때 어땠는지…
이우성 : 제가 빨리 말씀드리면 꿈을 꿨어요. 전날에 엄청 좋은 꿈을 꿨는데… 그래 갖고 제가 이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아~ ‘내가 오늘 복권을 사면 복권이 당첨될 것이고 복권을 사지 않으면 당선 전화가 올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숲디 : 일종의 예견을 하신 거네요.) 네, 그리고 사무실에 6시까지 있는데도 전화가 안 오는 거예요. 그래 가지고 제가 이제 주차장에 차를 빼고 나오면서 보통 기자들도 이제 문화부 기자들도 6시면 퇴근하니까, 6시가 넘었으니까 이제 다 떨어졌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차에서 타고 이제 이제 제가 강남 도산대로에 있는 쪽에 사무실을 다녀왔는데 도산대로를 가고 있는데 갑자기 와서 전화가 온 거예요. 그러더니 한국일보 기자 분이 전화를 해서 저한테 다짜고짜 한국일보 신춘문에 그쪽 관련된 사람인데 ‘중복 투고하셨어요?’ 이러는 거예요. 그러니까 다른 데도 그 작품을 보냈냐는 거예요. 그러고 제가 저도 모르게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도 이게 그럼 됐다는 건가? 안 됐다는 건가? 하는데 그 기자가 계속 됐다는 말은 안 해주고 이상한 얘기를 계속하는 거예요. 제가 한 1분 정도였는데 정말 세상에서 제일 긴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그 기자분이 나중에 ‘되셨어요.’ 이렇게 딱 얘기하는데 정말… (숲디 : 사람 갖고 노나. ㅎㅎㅎ) 아니 저 그런 감정을 생각할 게 없이 진짜 제가 너무 오랫동안 꿈꿔왔기 때문에… 그리고 심지어 저는 이제 지방대 출신이고 저희 학교에서 데뷔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갑자기 제가 너무 TMI인데… (숲디 : 너무 좋아요. TMI) 눈물이 정말로 이게 저는 그렇게 울어본 적… 정말 꺼이꺼이 울 때는 이렇게 눈물이 많이 생각보다 안 나오거든요. 그런데 정말 꺼이꺼이 우는데도 눈물이 막 진짜 벼락같이 내렸어요. 진짜 잊을 수가 없어요. 그 밤을…
숲디 : 진짜 이렇게 말씀만 듣는데도 막 어땠을까…
이우성 :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날이었고, 엄마한테 바로 전화해서 많이 울었어요.
숲디 : 그랬구나. 뭔가 저는 사실 이제 오디션, 저도 오디션을 봤잖아요. 오디션, 제가 결승전에서 전 준우승을 했는데 솔직히 제가 이 정도면 우승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ㅎㅎㅎ 속으로는… 근데 이제 준우승이 됐는데 그래도 너무 행복한 거예요. 그러니까 이제 어쨌든 왜냐하면 보통 그전까지 떨어진 사람들은 ‘탈락자는 누구입니다’였는데 ‘우승자는 누구입니다’ 하고 이제 저는 탈락자라는 얘기를 안 들은 게 너무 행복한 거예요. 그래서 눈물은 안 흘렸지만 그때의 그 심정이 이렇게 잊혀지지 않는…
이우성 : 그리고 ‘이 정도면 우승하지 않겠어’라고 생각할 정도면 후회 없이 부르신 거잖아요.
숲디 : 근데 정말 그때는 정말 뭐라고 할까 막무가내였거든요. 그러니까 뭐 이제 뭐 어떻게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런 거 정말 상관 안 하고 노래만 정말 열심히 불렀는데… 거기까지 올라간 게 정말 행복했죠. 근데 그때 뭔가 심경과 좀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이우성 : 들었을 것 같아요. 그 마음을 제가 조금 느꼈을 거 아닌가 싶어요.) 그러면 등단하기까지의 과정도 좀 궁금한데 회사 생활을 하면서 글을 쓴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이우성 : 어려운 일이고 그때 저는 또 이제 잡지사 기자였기 때문에 한 달에 마감을 해야 되니까 그때 제가 인터뷰 기사까지 해서 한 달에 기사 한 10개 정도 마감을 해야 되니까 진짜 거의 매일 야근을 하는 일정이어서 시를 쓸 시간이 없었고요. 그래서 저는 시를 쓸 시간이 없지만 그렇지만 너무 시인이, 그러니까 시를 계속 쓰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 데뷔도 하는 거였고 그래서 저는 거의 집에서 항상 정해놓은 시간이 있었어요. 12시부터 2시까지 그러니까 이게 음악의 숲 시간이죠. 그 시간에 항상 시를 썼어요. 몇 년 동안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그렇게 시를 썼어요. (숲디 : 의식적으로…)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숲디 : 그냥 뭔가 떠올라서 쓰는 것이 아니라 그냥 써야지 이제 된다 그렇게 스스로의 어떤 철학 같은 거였겠네요.
이우성 : 네, 써야 또 늘고… 천재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숲디 : 그럼 뭔가 포기하고 싶거나 그러실 때는 없었나요?
이우성 :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집에 가서 글을 쓸 때 힘들다고 생각한 적도 없어요. 졸린 적은 있었지만 졸면서 썼고 그냥 그렇게 했어요. 그 순간들이 저한테는 굉장히 간절했고 그냥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데뷔하기 전이 어떻게 보면 지금보다 더 행복했어요. 시 쓰는데 있어서는… (숲디 : 그냥 시가 좋으니까) 그리고 (숲디 : 너무 멋있다.) 제 언어로 말하고 싶었어요. 세상에 대해서 세상에 없는 저의 언어로 유일하게 처음으로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숲디 : 그러면 진짜 이건 좀 진짜 개인적으로 궁금해요. 언제 처음 난 진짜 시인이 되고 싶다. 그니까 시를 쓰고 싶다 생각했던 때가 언제였을까요?
이우성 : 아 그게 좀 (숲디 : 진부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사실 이게 되게 제가 말씀드리기 조금 그런데 약간 되게 그냥 압축적으로 말씀드리면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좋은 대학 나오지 않았고 그냥 학교에 가서 시가 좋아서 문학반에 들어갔는데 어느 날 선생님이 저한테 그러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선생님 꿈이 제자 중에 한 명 시인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조금 가르쳐가지고 이렇게 좀 더 이렇게 잘 키우면 시인이 되겠다 싶은 애들이 생기면 조금 이렇게 하다가 힘들어서 도망치고 그랬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선생님한테 그랬어요. ‘선생님 저는 제가 글 쓰는 거 좋아하니까 안 도망치고 열심히 해 볼게요’ 라고 얘기했을 때가 제가 22살 때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서부터 선생님이 저한테 10년 정도 열심히 하면 안 되는 게 없다. 모든 일이… 그 얘기를 하셨고 제가 딱 10년 되는 2009년 겨울에 그때 데뷔를 한 거죠. 딱 10년 해였어요.
숲디 : 아, 그랬구나. 너무 재밌다. 저는 사실 시인을 이렇게 뵈서 어떤 이야기를 들어본 게 처음이어서…
이우성 : 사실 TMI를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저희 학교에서 제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플랜카드가 3갠가 걸렸어요. 3개인가? ㅎㅎ 그래서 제가 저희 어머니 모시고 엄마 모시고 학교에 갔어요. 구경시켜 드리고 싶어서… 저희 어머니는 어머니도 대학을 못 나오셨기 때문에 항상 ‘아들을 선비로 만들고 싶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작가는 선비랑 비슷하잖아요. (숲디 : 그런 이미지가 있죠.) 그래서 굉장히 기뻐하셨고 나중에 어머니도 그래서 대학에 가셨어요. 국문과 졸업을 하셨어요. 어머니도 그래서… (숲디 : 뒤늦게? 너무 멋있다.) 갑자기 또 이렇게 얘기하니까 또 이렇게 울컥하는 마음, 제가 너무 제 얘기를 오늘 많이 한…
숲디 : 본인 얘기하시려고 나오신 거예요.
이우성 : 사실 이런 기회가 별로 없어서 ㅎㅎㅎ
숲디 : 그러니까요. 오늘 이 참에 그냥 TMI 그냥 투머치 인포메이션 다 해주시고… 그러면 그러면 시인이 되셨잖아요. 등단을 하시고 나서 그러고 나서 이제 이제 시인이신 거잖아요. 그럼 시인으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
이우성 : 저는 아마 많은 분들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이런 생각을 하실 것 같아요. 근데 저는 데뷔하기 전에는 자꾸 떨어지니까 막 심사 이렇게 보내면은 떨어지니까 아~ 내가 심사위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대로 안 써서 그렇게 됐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너무 나 쓰고 싶은 대로만 써서 심사위원 선생님들이 내 작품 몰라보시나? 약간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데뷔하고 또 운이 좋아가지고 저는 데뷔하고 시집도 굉장히 빨리 냈어요. 저랑 비슷하게 등단한 친구 중에 제가 제일 먼저 냈거든요. 그러고 나니까 첫 시집을 내면서 계약도 시집 계약도 일찍 하고 나니까 정말 제가 쓰고 싶은 대로 써도 되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제 심사 받을 일도 없고… (숲디 : 그렇죠.) 시집 계약도 돼 있고 하니까 그냥 그냥 마음대로 써도 되니까… (숲디 : 그렇죠.) 지금도 그렇게 쓰고 있고 저는 그게 너무 행복했어요. 내 마음대로 써도 되고 세상에 없었던 첫 번째 말을 내가 해도 된다고 생각을 하니까
숲디 : 아까 말씀하신 대로 이제 본인의 언어로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어떤 자유가 주어진 거니까
이우성 : 네, 맞아요. 그게 진짜 행복했어요. 지금도 그런 마음으로 굉장히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숲디 : 너무 좋은 시간인데요. 오늘…ㅎㅎㅎ 자, 우리 그러면 이쯤에서 우리 광고 좀 듣고… 광고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듣고 와서 우리…
이우성 : 저도 마음이 놓이네요. 광고 있는 방송에 오니까…
숲디 : 시인과 광고 듣고 와서 이야기 더 마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음악의 숲 초대석’ 오늘은 이우성 시인과 함께하고 계십니다. 우리 또 시 한 편 더 소개해 주셔야죠. 어떤 것인가요?
이우성 : 이거는 제가 좋아하는 후배라고 저랑 등단데뷔는 같은 해 했고 나이는 저보다 조금 어린 친구인데요. 황인찬 이라는 시인이고 이런 표현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문단의 아이돌이라고 불리우는 굉장히 인기가 많은 시인이에요. 그리고 좋은 시를 쓰는 시인이고요. 그 친구의 ‘무화과 숲’ 여기 제목이 좀 잘못 나온 것 같은데 ‘무화과 숲’이라는 시에요.
숲디 : 무화과 숲이요. ‘음악의 숲’과 조금…
이우성 : 그러네요.’ 음악의 숲’과 비슷하게 ‘무화과 숲’이라는 여기 또 숲이 나옵니다.
숲디 : 그러네요. 그럼 이번에는 제가 우리 그전에는 또 직접 낭송을 해 주셨으니까 제가 한번 목도 좀 쉬실 겸 낭송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우성 : 너무 기대돼요. ㅎㅎㅎ 제가 너무 영혼없이 말씀을 드렸나요? ㅎㅎㅎ
숲디 : 한번 해볼게요.
무화과 숲 / 황인찬
쌀을 씻다가 창 밖을 봤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 옛날 일이다.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이우성 : 잘 읽으시네요.
숲디 : 어땠나요? 괜찮았나요? 진짜요?
이우성 : 나중에 그러니까 저는 시인들이 낭송하는 거 많이 들었잖아요. 근데 톤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숲디 : 좀 더 멋있게 읽으려고…
이우성 : 굉장히 담담해서 좋았어요. 저는…
숲디 : 사실 이 시를 보자마자 생각났던 게 예전에 ‘음악의 숲’에서 소개했던 시였어요. (이우성 : 정말요?)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이 딱 한 줄을 읽고 생각이 딱 났습니다.
이우성 : 아름다운 문장이죠.
숲디 : 이 시를 골라오신 이유가 뭐 특별히 있을까요?
이우성 : 저는 사실 이 시는 기본적으로 약간 설명을 해드리자면 그냥 뭐 어떤 이별을 했든 그게 죽음이든 뭐 그냥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든 그렇게 이별을 했든, 그냥 저녁에는 저녁을 먹고 아침에는 아침에 먹고 일상의 삶을 살아야 되는 어떤 그런 거에 관한 시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런데 저는 제가 이 시가 좋은 이유가 이게 승환 씨도 읽으셨겠지만 이게 자세히 보면 이렇게 돼 있어요.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이건 한 줄이잖아요. 근데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라는 행이 이어지는데 거기에는 ‘아침에는’ 하고 행을 나눠서… (숲디 : 맞아요.) ‘아침을 먹고’ 이렇게 나와 있잖아요. 저는 이 사이에 공백이 느껴졌어요. 저녁에는 저녁을 먹는데 아침에는 우리가 아침 하면 뭔가 새로운 뭔가 삶이 다시 시작되고 그냥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뭔가 다른 일을 해야 될 것 같은데, 그냥 담담하게 이 시인이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딱 이렇게 감정을 확 누르고 있는… 이 감정에 대한 게 저한테 많이 울림을 좀 준 것 같아요. ‘그냥 담담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거야. 우리 삶이라는 게 대단한 거가 아니야. 어떤 슬픔도 어떤 기쁨도 그냥 삶의 일부야’ 라고 말하는 이 차분한 어조가 저보다 훨씬 동생인데도 제가 되게 ‘참 멋진 동생이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인 것 같아요. 이게 청취자분들이 제가 너무 그냥 별거 아닌데 왜 이렇게 오바하는데 이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여기서 느껴지는 감정이 저는 그런 게 느껴졌어요.
숲디 : 느껴지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기도 하고, 사실 이제 어떤 행을 어떻게 나누느냐 연을 어떻게 나누냐 이런 것들이 사실 시를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때는 그게 특별한 뭔가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을 못할 수도 있는데 그 지점에 대해서 뭔가 말씀을 해 주시니까, 오히려 시를 몰랐던 분들이 시를 읽을 때는 이런 것들을 좀 봐도 이런 시선이 또 있을 수 있겠구나 하고 또 어떤 일종의 어떤 시 강연을 보는 듯한… (이우성 : 아~ 학생~)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이우성 : 근데 그래서 저는 시를 읽으실 때 시를 읽는 것도 중요한데 시가 써 있는 그 행태를 그냥 멀뚱히 이렇게 보고 있는 것도…
숲디 : 그러니까요. 뭔가 은근히 시각적인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이우성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물론 선생님들이 가르칠 때 시각적으로 써! 이렇게 가르치시는 것도 아니고 시인이 쓸 때 그걸 의도하는 건 아니지만 어느 순간 그게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저는 들기는 해요. 어느 순간 불현듯이…
숲디 : 사실 제가 ‘음악의 숲’에서 시를 소개하고 그냥 시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어떤 감상을 이야기하거나 그럴 때가 많은데 시인을 직접 모셔 놓고 어떤 한 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니까 더 뭔가 든든하달까요. 그래서 저는 굉장히 또 좋은 시간인 것 같습니다.
이우성 : 제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숲디 : 너무 잘해주고 계세요. 황인찬 씨는 이제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시인계 아이돌이라고…
이우성 : 그렇습니다. 인기 굉장히 많습니다. 잘 생겼고요
숲디 : 혹시 그러면 그냥 뭐 다른 질문이 될 수도 있는데요. 황인찬 씨인과의 어떤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같은 게 있을까요?
이우성 : 사실 이게 재밌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이제… 저보다 인찬이가 조금 어려요. 그런데 그냥 저는 이제 이렇게 어느 순간 후배들, 요즘은 사실 나이로 이런 거 별로 없잖아요. 나이 들었다고 하면 꼰대 같고 그래서 그런 거 별로 생각을 안 하고 살았는데 윤찬이가 올해 제대를 했거든요. (숲디 : 아, 그래요?) 인찬이가 올해 황인찬 시인이 올해 재대를 해서 그냥 막연히 저는 인찬이 이제 한 스물 여섯? 일곱 됐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랬는데 엊그저께 만나가지고 ‘아직 서른도 안 된 게 뭘 한다고’ 이렇게 제가 농담 삼아 그랬어요. 그랬더니 인찬이 형 저한테 형 저 서른 셋이에요. 서른 넷이에요. 이런 것 같아요. 서른 셋인가? 넷인가? 그렇다는 거예요. 그 제가 너무 깜짝 놀란 거예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군대를 갓 재대한 나이가 아니더라고요. 굉장히 늦게 간 거죠.
근데 제가 걔를 계속 20대라고 생각했다는 게… 이제 저 혼자 막연히 웃긴 에피소드를 말하라고 하셨지만 굉장히 안타까운 에피소드를…
숲디 : 언제 재미는 긴 얘기가 나올까?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우성 : 그렇 제가 바로 반성하는 모드로 ㅎㅎ
숲디 : 시인답게 굉장히 또 차분한 어떤 에피소드 재밌게 잘 들었습니다.
이우성 : 네, 그렇습니다.
숲디 : 우리 지금 두 번째 시집 준비 중이시라고 들었어요. 언제쯤 우리 만나볼 수 있을까요?
이우성 : 제가 이제 원고를 거의 다음 주 정도에 출판사로 보내는 일정인데 아무래도 좀 출간 일정들이 있어서 좀 오래 걸릴 것 같아요. 내년 봄 여름, 여름 정도 돼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고… 저는 이미 첫 시집을 낸 지 조금 시간이 좀 지났기 때문에 좀 더 천천히 해도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 들고 조금 더 다듬고 싶기도 하고 그런 마음이 있어요.
숲디 : 아까 그러면 처음에 읽었던 만났던 ‘그때’라는 시를 또 그 시집에서도 만날 수 있는 거겠네요.
이우성 : 네, 그리고 제가 농담 삼아서 인찬 시인한테 그랬어요. ‘형 내년 여름에 나와. 그 전에 해. 괜히 나와서 나한테 묻히지 말고’라고 제가 그냥 농담 삼아 그랬거든요. 그만큼 제가 저 나름대로는 그냥 존재하지 않았던 첫 번째 언어를 쓰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숲디 : ‘존재하지 않았던 첫 번째 언어’ 표현이 되게 역시 시적인 느낌입니다. 근데 뭔가 시인들끼리도 그런 게 있으시군요. 뭔가 이제 음원 차트 이제 뭐 몇 월에 누가 나온다. 어떤 아이돌 굉장히 인기 많은 아이돌이 나온다고 그러면 그때는 또 한동안 차트가… 이게 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울 테니까 피해 가고 그런 그런 게 있거든요.
암묵적인 그런 게 있는데… 시인들끼리도 장난삼아 하는 이야기겠지만 그런 것들이 그런 세계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이우성 : 저는 부러움이에요. 그러니까 인찬이라는 저보다 동생이지만 굉장히 주목받고 인정받은 시인에 대한 저의 부러움일 거예요. 아마도…
숲디 : 얼마 전에 악동뮤지션이라는 또 그룹의 이찬혁 씨가 저랑 동갑내기 친구인데 앨범이 나온다고…
이우성 : 기대되네요. 되게 저도 좋아하고…
숲디 : 나왔어요. 나와서 지금 굉장히 또 음원 차트에서 굉장히 빛을 보고 있는데 제가 그 친구한테 농담 삼아서 나 낼 때만 내지 말라고 그런 식으로 얘기하고 그랬거든요. 악동 뮤지션이 굉장히 타격이 클 거야 그러면서 그랬었는데… 그런 맥락이 아닐까 그 생각이 됩니다. 아무튼 우리 이우성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하루빨리 또 만나볼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우성 : 저도 빨리 하고 싶습니다. ㅎㅎ
숲디 : 오늘 벌써 또 마무리를 해야 될 시간인데 오늘은 이우성 시인이 골라오신 시와 음악들로 함께 해봤어요.
어떠셨나요? 오늘
이우성 : 아, 솔직히 저는 이런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누가 저에게 이렇게 물어본 게 별로 없었던 것 같아서 제 이야기를 이렇게 한다는 게 참 낯설고 이렇게 행복하네요.
숲디 : 고맙습니다. 행복하다고 하시니까 우리 두 번째 시집 나오실 때 언제 한번 또 모셔서 시 읽어주시고 그때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귀요미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또… (이우성 : 알겠습니다.) 제가 너무 버릇없이 굴었던 거…
이우성 : 아니에요. 저 사실 귀엽다는 말 되게 좋아해요.
숲디 : 저도 되게 좋아하는데…
이우성 : 승환 씨도 되게 귀여우세요.
숲디 : 감사합니다. 우리 오늘 멋진 시로 채우신 이우성 씨 님 감사드리고요. 우리 마지막으로 한 곡 더 골라오셨는데 어떤 노래일까요?
이우성 : 존 레전드라는 뮤지션 잘 아실 것 같고 그 ‘오디너리 피플’이라는 노래를 제가 오랜만에 듣고 싶어 갖고 왔습니다.
숲디 : 알겠습니다. 그럼 우리 존 레전드의 ‘오디너리 피플’ 들으면서 우리 이우성 시인님과의 인사 나누도록 할게요. 오늘 나와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이우성 : 고맙습니다.
[00:40:45~] John Legend – Ordinary People (존 레전드 – 오디널 피플)
존 레전드의 ‘오디너리 피플’ 듣고 오셨습니다. 오늘 이우성 시인과 함께한 ‘음악의 초대석’ 이렇게 또 1,2부 마치이고요. 되게 저한테도 너무 좋은 시간이었어서 자주 이런 어떤 시인과 어떤 작가님들과의 만남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귀여움이 이우성 시인 너무너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는 잠시 후에 3부로 돌아올게요
[00:42:24~] 문소리 – 내가 만일
문소리의 ‘내가 만일’ 들으셨고요. 음악의 숲 3부 시작했습니다.
이 노래는 김성옥 씨의 신청곡이었어요.
‘숲디, 안녕하세요. 안치완 님의 내가 만일 신청 가능할까요? 지난 토요일 서초역에서 안치완 님의 노래들이 계속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문득 예전에 콘서트 다녔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앵콜곡은 늘 광야에서였는데요. 지금은 숲디 콘서트를 주로 다니고 있지만 안치환 님의 ‘내가 만일’ 정말 듣고 싶었습니다. 나중에 숲디가 이 노래를 불러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이 노래는 영화 오아시스에서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문소리 님이 부르셨던 것 같아요.’
이러면 안치환 님 걸 틀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일단 저는 사실 이 버전을 이렇게 좀 제대로 들어보는 게 처음인데 배우 문소리 씨가 부르신 버전이죠? 사실 제가 음악의 숲에서도 여러 번 언급을 했던 바가 있는데 배우분들이 노래를 부르실 때 그렇게 좋더라고요. 우리 좀 불안정한 음정과 좀 서툰 그런 것들이 오히려 어떤 감정으로 다가온달까요. 그래서 뭐 외국 배우분들이 부르시는 어떤 OST 같은 것들도 참 좋아하고… 문소리 씨의 버전을 들었습니다. ㅎㅎㅎ
3, 4부는 여러분들의 사연과 신청곡으로 함께 할게요. #8000번, 짧은 건 50원,긴 건 100원이고요, 미니는 무료입니다. 노래 한 곡 듣고 오죠. 신정우 님의 신청곡 오아시스의 ‘돈 룩 백킨 앵거’
[00:44:30~] Oasis – Don`t Look Back In Anger (Remastered) (오아시스 – 돈 룩 백 인 앵거)
[00:45:33~] ‘내 인생에 단 한 곡’ 코너
우리 인생의 페이지에 책갈피처럼 꽂혀 있는 잊지 못할 노래들! 그 중에 단연 잊지 못하는 단 하나의 노래를 만나보는 시간이에요. ‘내 인생에 단 한 곡’ 오늘은요. 일산에 사는 이현진 씨의 인생의 단 한 곡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00:46:10~]
‘저는 지금 일산에 살고 있는 이현진이라고 합니다. 내 인생의 한 곡은 사실 제가 1년 조금 넘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있었어요. 근데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같은 회사를 다녔던 CC였는데 회사가 끝나고 나면 같이 우리 집에서 우리 집 근처에서 맥주도 먹고 좋은 커피도 마시러 가고 산책도 많이 하고 자전거도 타고 같이 많이 다녔었어요. 많이 같이 다니다 보니까 제가 살던 동네가 여자친구와 같이 다녔던 추억으로 바뀌어가는 걸 느꼈어요. 결론적으로는 여자친구랑 헤어지게 되고 걔가 떠나고 난 우리 동네를 가보니까 자꾸 걔랑 짬뽕 먹으러 갔던 곳들 그리고 산책을 나갔던 곳들 그리고 같이 자전거 탔던 곳들이 자꾸 떠올라서 많이 힘들었고 이제서야 우리는 이제 헤어졌고 다시 만날 수 없게 됐다는 거를 느끼게 됐어요. 정말 떠오르는 곡은 김현철의 ‘동네’라는 곡입니다.’
[00:47:14~] 김현철 – 동네 (`응답하라 1988` 삽입곡)
김현철의 ‘동네’ 들으셨습니다. 우리 일산에 사는 이현진 씨의 ‘인생의 단 한 곡’이었고요. 아, 정말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정말 많은 추억들이 곳곳에 담겨 있는 동네, 사실 이제 결론적으로는 헤어지고 나서 그 동네를 떠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불가피하게 자꾸 그 추억들을 맞닥뜨려야 되는 상황들의 연속일 거잖아요. 그게 참 많이 아프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누구나 또 경험해 볼 그런 이야기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뭐 항상 그냥 당연하게 같이 있었던 같이 보냈던 공간들은 그대로 있는데 이제 우리가 거기 없고 그런 순간들이 참 많이 아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 더 잊지 못하게 되는 것도 있을 것 같고 모처럼 우리 이현진 씨의 아픔이 빨리 좀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용기 내서 ‘인생의 단 한 곡’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그럼 이제 이어서 두 번째 사연 만나볼게요. 음악의 숲 인별그램을 통해서 음성 메시지 보내주셨는데 우리 경기도에 사는 한여경 씨 인생의 단 한 곡 들어보겠습니다.
[00:49:07~]
‘안녕하세요. 숲디, 저는 경기도에 사는 한여경입니다. 제 인생의 단 한 곡은 바로 정승환의 ‘사랑에 빠지고 싶다’입니다. 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인데요. 2015년에 가르치던 학생을 좋지 않은 사건으로 하늘로 떠나보내고 직업에 대한 회의감에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어요. 하지만 누구에게도 쉽게 속내를 말할 수 없어서 괜찮은 척하며 살고 있을 때 이 노래를 만났습니다. 제가 가르치던 학생과 비슷한 또래의 숲디 노래를 듣고 처음으로 소리 내서 펑펑 울었어요. 그 뒤로 이 노래는 제가 힘들 때마다 위로받으며 울 수 있는 제 인생의 단 한 곡이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위로받았던 숲디의 노래를 요정님들과 나누고 싶어서 신청합니다.’
[00:50:10~] 정승환 – 사랑에 빠지고 싶다
정승환의 사랑에 빠지고 싶다. 들으셨습니다. 원래는 김조한 씨의 원곡이죠. 이 노래는 사연 보내주셨던 한여경 님의 ‘인생의 단 한 곡’이었고요. 그런 또 이제… 제 노래를 정말 오랜만에 들어요. 이게 고3 때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 처음 나왔을 때 불렀던 노래였는데 이게 참 노래를 하고 세상에 목소리를 내고 영구적인 어떤 파일을 내놓는 거잖아요. 음원을 낸다는 것이… 불특정 다수에게 그 노래가 들려지고 누군가에게 정말 다양한 어떤 사연으로 이제 이 노래가 좀 받아들여진다는 것 그게 조금 늘 신기하고 감사하면서도 낯설고 그러는데 오늘 또 저의 노래에 그런 사연을 갖고 계신 분의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사실 이게 좀 꺼내기 쉽지 않은 이야기였을 수도 있는데 일단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드리고 또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노래 부를게요. 그 아픔이 다 잊혀지지는 않으실 수도 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들 열심히 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작게나마 위로가 된다면 너무너무 보람이 될 것 같아요.
여러분의 인생에 잊을 수 없는 단 한 곡, 음악의 숲 인별그램의 음성 메시지로 남겨주세요. 사연이 채택되신 분들께는 소정의 선물도 드립니다. 많은 참여와 기다리고 있을 거고요. 그리고 한 가지 우리 인별 장인이 계시다면 여쭤보고 싶은 것 중에 하나가, 메시지를 받잖아요. 근데 간혹 확인하지 못한 메시지를 며칠 후에 열어서 들어보면 간혹 재생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어떤 것이 문제인지 혹시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저희에게 구원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노래 한 곡 듣고 올게요.
[00:52:59~]
6182 님께서
세 달 전 조금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퇴사한 30살 여자입니다. 다 잘 될 줄 알았는데 다시 시작하기엔 나이가 많고 경력자 치곤 어린 나이라 재취업이 쉽지 않네요. 밤에 혼자 책상에 앉아 이력서를 쓰고 있으니 울적해지는 밤이네요. 신청곡 부탁드려요. 서영은 ‘꿈을 꾼다’ 신청합니다.’
보내주셨어요. 우리 신청하신 노래 들려드리겠습니다. 서영은의 ‘꿈을 꾼다’
[00:53:18~] 서영은 – 꿈을 꾼다
서영은의 꿈을 꾼다. 들으셨습니다. ‘음악의 숲’ 함께 하고 계시고요.
[00:53:30~]
9350 님께서
‘숲디 아침에 5키로 정도 걷기 운동을 했어요. 꾸준히 운동을 해보려 마음은 먹었는데 아침 기온이 꽤나 많이 차더라고요. 그래서 이 운동도 얼마 못 하겠구나 싶었어요. 9월에 시작했는데 말이죠. 가을이 너무 짧아 벌써 아쉽네요. 추운 건 정말 싫어요.’
아, 근데 진짜 요즘에 많이 추워졌죠. 그 저도 많이 실감하는데 가을이 좀 짧게 확 지나간 게 아닌가… 저는 벌써 겨울이 왔다라고 혼자서는 생각하고 있는데 그래도 9월부터 시작을 하셨으면 거의 한 달은 하셨겠네요. 저는 아까도 얘기했지만, 그 우리 아까 이우성 시인 일주일에 7,80키로를 뛴다고 하셨잖아요. 우와 나는 1년에 7, 80키로도 안 뛰는데 정말 대단한 분이시구나 느꼈거든요. 그래도 아침에 5키로씩 걷기 하는 거 힘 닿는 데까지 하시길 바라고요. 제 몫까지 건강해지시길 바라겠습니다. 추운 건 저도 참 싫은데…
[00:55:02~]
9757 님
‘숲디 가을이 오긴 왔나 봐요. (방금 지나갔다고 하지 않았나? ㅎㅎㅎ) 제가 가을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는데요. 바로 밤을 밤을 잔뜩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잘 삶아진 밥을 한입에 쏙 먹기 편하도록 엄마가 깎아주시곤 하는데요.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요. 숲디도 밤 좋아하시나요?’
밤, 밤 안 먹은 지 오래됐네요. 어렸을 때는 밤 이렇게 까먹고 그랬는데… 심지어 그 밤 어렸을 때 정말 어렸을 때 밤을 이렇게 따러 갔던 적도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되게 까시가 많잖아요. 막 나무 이렇게 무슨 장대 같은 걸로 쳐가지고 떨어뜨리고… 밤 좋아합니다. 밤도 좋아하고… 요즘에 팬분들께서 밤꿀을 그렇게 보내주시더라고요. 목에 좋다고… 혹시 목이 안 좋으신 분들은 밤꿀을 드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정말 먹고 나서 자기 전에 한 숟가락 먹으면 다음 날 목이 좀 좋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그 밤 왜 있잖아요. 그 밤 맛 나는 아이스크림 그것도 좋아합니다.
[00:56:15~]
9528 님
‘안녕하세요. 숲디, 저는 지금 군 복무 중인 현역 군입니다. 군인입니다. 입대 전부터 꾸준히 챙겨 듣고 입대 후에도 휴가 나올 때마다 꾸준히 듣고 있어요. 오늘은 복귀 전 마지막 밤입니다. 항상 복귀 전날 밤은 기분이 싱숭생숭하네요. 그래도 숲디 목소리와 좋은 음악들로 위로가 됩니다. 저번 휴가 때는 한 시간 방송이었는데 이번 휴가 때는 두 시간으로 늘었더라고요. 너무 좋네요. 저 제대할 때까지 계속 음숲했으면 좋겠습니다. 충성’
야~ 이런 군인이 있나요. 휴가 나와가지고 새벽에 한창 놀아야 될 텐데 음악의 숲 듣고 계시는… 일단 너무 고맙구요. 왜 미안하죠? 저… 놀아야 되는데 저 때문에 못 노는 거 아니죠? 그리고 어쨌든 복귀 전에 마지막 밤 음악의 숲으로 이렇게 마무리해 주셔서 고맙고, 2시간 계속 끝까지 지켜낼게요. ㅎㅎㅎ 다시 1 시간으로 가지 않도록 그리고 또 열심히 매일매일 이 자리에 있을 테니까 언제든지 찾아오시고 항상 몸조리 잘하시고 전역하실 때도 음악의 숲이 건재하길 바라며… 충성!
[00:57:33~]
7620 님
‘숲디 오늘 집에서 영화를 봤는데요. 영화에 나오는 음악이 너무 감명 깊게 남아 신청합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의 수록곡, 수록곡 중 시티즌의 시티즌스에 ‘트루 로맨스’ 부탁드려요.’
아, 저도 아직 안 본 영화인데 한번 음악 들어보죠. 시티즌스의 ‘트루 로맨스’ 그리고 이어서 톱 로더의 ‘댄스 인더 문 라이트’
[00:58:04~] Citizens! – True Romance (엔딩 테마)(시티즌스 – 트루 로맨스)
[00:58:04~] Toploader – Dancing in the Moonlight(톱 로더 – 댄싱 인 더 문나잇)
(다시 듣기에서는 나오지 않음)
시티즌스의 ‘트루 로맨스’ 그리고 톱 로더의 ‘댄싱 인더 문 나잇’ 들으셨습니다. ‘음악의 숲’ 함께하고 계시고요.
[00:58:38~]
성영희 님께서
‘전 얼굴이 큰 편이라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는데요. 최근 머리가 좀 길어져서 고무줄로 살짝 묶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묶은 머리가 더 예쁘다고 주변 분들이 칭찬해 줘서 요즘은 자신감을 갖고 살짝 묶고 다녀요. 예전에 얼굴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용기를 못 냈던 머리 스타일을 할 수 있어서 요즘 소소한 행복을 느낍니다. 숲디는 어떤 소확행이 있어요?’
소확행! 사람들마다 다 각자의 소소한 행복들이 있겠죠. 저 같은 경우에는 요즘에 요즘은 아니고 좀 생각을 해봤어요. 내 정말 흔한 일상 속에서 내가 갖는 소확행이 뭐가 있을까? 뭐 여러 번 이야기도 했었고… 저는 하루에 이걸 다 마치고 집에 와서 누워서 이제 웹툰 보는 거 좋아해요. 요일별로 요일별로 웹툰이 업데이트가 되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웹툰들이 많이 모여 있는 요일이 딱 되면 오늘 목요일이다! 오늘 금요일이다! 그러면 이제 업데이트된 웹툰들이 이렇게 보거든요. 그때가 정말 평화로워요. ㅎㅎ 정말 정말 소소하지만 정말 확실한 행복이거든요. 침대에서 정말 지극히 아주 극단의 개인적인 공간과 시간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소한 것들을 그냥 아무 거리낌 없이 해나가는 그 시간이 너무너무 행복한 순간입니다. 그리고 이제 웹툰 보다가 잠드는 거죠. 근데 가끔 이제 미리 보기라는 시스템이 요즘에 생겨가지고 다음 스토리가 궁금한데 이제 일정 금액을 지불한 사람들은 그 다음 주 다다음 주까지를 볼 수가 있어요. 미리… 그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구매해서 보기도 하고… 뭐 나를 위해서 200원쯤이야! 이런 생각하면서 되게 기쁘게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2시가 지났으니까 12시가 지났으니까 이미 봤죠.
[01:00:44~]
최은정 님
‘숲디, 끼니를 세 번 챙겨 먹는 프로그램에 호박전이 나왔는데요. 너무 맛있어 보여서 해먹 해먹겠다고 호박을 채칼로 썰다가 손가락 살점을 안녕했어요. 바로 병원으로 가 꿰매서 괜찮긴 한데요. 마취주사 때문에 너무 아프네요. 아프지 말라고 숲디가 호~~ 해 주세요. 아… 그리고 요정님들 채칼 쓰실 때는 항상 조심하세요.’
아, 그래요. 진짜 조심해야겠다. 그 병원도 빨리 가서 그걸 이렇게 또 꿰매고 해야 되잖아요. 진짜 다들 조심하시고… 저는 요리를 못하기 때문에 채칼을 잡을 일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요. 아무튼 우리 요리 좋아하시는 분들 많이 또 주의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제가 호~~는 차마 못해드리겠네요. 죄송합니다. 빨리 낳으세요. 마음속으로 호흡 한 100번 했습니다. 지금…
[01:01:44~]
자, 4300 님
‘숲디, 오늘 알바하는데 은근 기분 나쁜 일이 있었어요. 전 스물 두 살인데 손님 한 분이 자꾸 이모~ 하면서 절 부르시더라고요. 식당에서는 보통 여성 직원이나 알바를 이모라고 부르긴 하니까 기분 나쁘지 말자 하면서도 은근히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숲디가 저 좀 토닥여주세요.’
아무리 그래도 22살 이시면 딱 봐도 그 나이대가 보일 텐데 이모라고 하는 거 좀 너무했네요. 확실히… 저도 간혹 아주머니들 친한 단골집 아주머니들께 이모 이모 하긴 하는데 그래도… 그리고 저는 되게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되게 신기한 문화랄까요? 그 중에 하나가 저도 이제 아르바이트를 했었잖아요. 가끔 여직원들한테 여 알바생들한테 되게 누구나 다 언니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되게 신기했어요. 그때는… 왜 다 언니라고 하지? 딱 봐도 더 엄마 뻘 되시는 분들이 막 이제 뭐 또래 이제 알바생들한테 언니 언니 이렇게 하시는 게 아 그게 뭐 우리가 이모 이렇게 부르는 그런 거구나… 그리고 제주도 가면은 다 삼촌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냥 아주머니한테도 삼촌~ 뭐 이거 깻잎 더 주세요. 이러시기도 하고… 기분이 나쁘셨군요. 제가 토닥여 드리겠습니다. 음악으로 토닥여 드릴게요. ㅎㅎㅎ
[01:03:20~]
5323 님
‘숲디, 오랜만에 문자 남겨요. 비투비의 ‘그리워하다’ 신청합니다.’
제가 많이 그리우셨길 바라면서 B2B의 ‘그리워하다’ 같이 들을게요
[01:03:30~] 비투비 – 그리워하다
[01:03:52~] ‘숲의 노래’ 코너
숲의 노래
오늘 밤 여러분들을 위해서 제가 준비한 노래는요. 박효신의 ‘연인’이라는 곡입니다. 얼마 전 6월에 나왔던 박효신 씨의 싱글 앨범이고요. 날도 많이 선선해지고 조금 이제 추워지는 때가 됐는데 이 노래 들으니까 되게 따뜻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처음에 나오는 피아노 소리부터 해서 가사도 좀 이렇게 포근한 느낌 음 그리고 이제 요즘에 굉장히 음악들이 다채로워졌잖아요. 박효신 씨의 어떤 음악적 행보들이 개인적으로 좀 저에게 취향 저격이었던 노래여서 이 노래를 골라와봤습니다. 자, 그러면 저는 박효신의 연인 들려드리면서 오늘 여기서 인사를 드릴게요. 지금까지 음악의 숲 정승환이었구요.
저보다 좋은 밤 보내세요.
[01:04:58~] 박효신 – 戀人 (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