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07(목) 음악의 숲 정승환입니다

set list

  • [00:01:42~] India.Arie(Feat. Musiq Soulchild) – Chocolate High
  • [00:00:00~] 박효신 – Shine your light
  • [00:09:10~] 김광진 – 동경소녀
  • [00:00:00~] 10cm – 봄이 좋냐??
  • [00:11:21~] Nouvelle Vague(Feat. Melanie Pain) – Ever Fallen In Love
  • [00:17:28~] 서교동의 밤(Feat. 다원, Lazier) – Walking in the Moonlight
  • [00:22:08~] Jesse Thomas – Leather Jacket
  • [00:24:38~] Earth, Wind & Fire – After the Love Has Gone

talk

결혼식장에 가면요. 노래 잘하는 전문 가수의 축가도 멋있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신랑이 부르는 축가가 더 감동적입니다. 마찬가지로 유명한 셰프가 만든 요리보다 할머니의 손맛이 담긴 투박한 음식이 더 맛있기도 하고요. 화려하게 포장된 비싼 꽃다발보다 고사리 손으로 만든 아이의 색종이 꽃이 더 예쁘기도 하죠.

편지라면 어설픔도 무기가 된다. 일본 우체국의 광고 카피였는데요. 서툴고 투박하고 엉성해도 마음이 담기는 순간 가장 완벽해집니다. 그러니까 가끔 제가 아무 말 대잔치를 해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좀 나도 어설픈 실수를 해도 멋있는 거 맞죠? 감동적인 거 맞죠? 마음을 가득 담은 완벽한 숲. 여기는 음악의 숲, 저는 숲을 걷는 정승환입니다.

[00:01:42~] India.Arie(Feat. Musiq Soulchild) – Chocolate High (인디 아리 – 초콜릿 하이)

3월 7일 목요일 <음악의 숲, 정승환입니다> 오늘 첫 곡으로 인디 아리 피처링 뮤지컬 솔차이트의 ‘초콜릿 하이’ 듣고 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전 음악의 숲의 숲지기 디제이 정승환이고요.

확실히 진짜 뭔가 좀 완성되고 좀 그런 것들만이 좋은 게 아니라 좀 서툴고 미흡하더라도 뭔가 되게 진심이 뚝뚝 묻어 있는 떨어지는 그런 것들이 훨씬 더 마음에 와닿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도 이제 축가 부탁을 많이 받는데 제 친구들 진짜 친구들의 어떤 가족들 결혼식에 만약에 축가를 부탁을 받으면 저는 약간 제가 꼭 하는 게, 같이 불러요 제 친구랑. 제 친구가 누나 결혼식에 축가를 부탁을 하면은 ‘내가 거기 가서 노래 부르고 오는 것보다 너랑 나랑 같이 부르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얘기를 해서 약간 저한테는 어떤 그렇게 항상 하게 되더라고요. 또 친구 형 결혼식 때도 그렇게 했고..

약간 저도 좀 나쁜 게 못된 게 친구들이 옆에서 그러면 엄청 떨어요. 노래할 때 떠는 모습이 저는 너무 웃겨서 그걸 즐기는 것도 있습니다. 정말 손을 엄청 떨고 이러다 쓰러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떨더라고요. 너는 안 떨리냐 이러면 나는 안 떨리는데 (웃음) 그러면서 친구들이 괴로워하는 모습 보면서 즐거워하기도 하고요.

음악도 그런 것 같아요. 가끔은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좋은 마이크 좋은 장비로 녹음을 해도 데모가 가이드 버전이 훨씬 좋을 때도 있고 좀 어설픈 것들이 훨씬 더 마음에 들어오는 순간들이 많지 않나 싶습니다.

[00:03:50~]
7699 님께서
‘숲디, 저는 유치원에서 일하는데요. 처음으로 다섯 살 반 아이들을 맡았어요. 기대되기도 하지만 부족한 것이 많은 서투른 선생님일까 봐 걱정도 돼요. 튼튼한 5반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다섯 살 친구들이랑.. 아이들이랑 있을 때도 좀 그런 것 같아요. 아이들이 그냥 별 생각 없이 이렇게 던지는 말들 이겠지만 굉장히 좀 이렇게 비수를 꽂을 때가 있잖아요. 아이들이 하는 말들.. 그리고 좀 돌아보게 만들기도 하고.. 아이들의 시선으로 좀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도 될 수 있을 것 같고 힘드시겠지만 잘 해내실 거라고 믿습니다. 파이팅입니다.

완벽한 숲은요, 여러분의 사연과 신청곡이 만들어주고 계십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여러분들의 어떤 이렇게 정성 어린 참여들이 숲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신다고 생각을 하고요. 저도 마음을 담아서 소개를 해드릴게요. 문자 번호 #8000번, 짧은 건 50원, 긴 건 100원이고요. 미니는 무료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음악의 숲을 함께 걷고 계십니다.

[00:00:00~] 박효신 – Shine your light
(노래 안 나옴)

박효신의 ‘샤인 유얼 라이트’ 듣고 오셨습니다. 안미영 님의 신청곡이었고요. 새벽 1시 감성 야행 음악의 숲 함께하고 계십니다.

[00:05:36~]
3349 님께서
‘숲디, 이제 진짜 봄인가 봐요. 날이 너무 따뜻해서 어디든 막 가고 싶어졌는데 마침 5일장이 서는 날이라 산책 겸 시장 구경을 다녀왔어요. 갈 때는 꽈배기만 사 와야지 했는데 돌아올 땐 꽈배기에 매운 족발, 가래떡, 사과 그리고 생긴 게 노골적이라 숲디가 싫어하는 닭발까지 양손 가득 무겁게 돌아왔답니다. 내일은 닭발 매콤하게 구워서 시원한 맥주 한 잔 할 거예요. 생각만 해도 벌써 침이 꼴깍~ 숲디 다이어트 중인데 미안 미안하니까 사진은 안 보낼게요.’

이렇게 보내주셨습니다. 괜찮아요. 다 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 음식들이어서.. 사진 보내셔도 저는 별로 이렇게 먹고 싶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닭발.. 근데 정말 닭발 좋아하시는 분들이 주변에 많더라고요. 저는 아무리 봐도 너무 노골적으로 생겨서 닭발이 먹기가 좀 힘든데.. 그래요 뭐든 사실 계획한 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까. 시장에서 또 맛있는 거 많이 사갖고 오셔가지고 맥주는 좀 당기네요. 지금 거론하시는 음식 중에서는 제가 맥주가 가장 당기는 것 같습니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다이어트 중이라서 못 먹지만요. 그냥 침이나 꼴깍 삼킬까 봐요.

2893 님께서
‘오직 닭갈비만을 위한, 닭갈비만을 위하여 2시간을 넘게 달려 춘천을 다녀왔어요. 유명한 맛집이라 그런지 한 시간 정도 대기했지만 모든 걸 잊을 만큼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음식을 위한 여행 너무 자유롭지 않나요? 제가 감자를 좋아해서 다음엔 캐나다로도 여행 가보고 싶어요. 허약한 돼지보단 건강한 돼지가 낫겠죠.’

간혹 이렇게 주변에 보면 음식 먹방 투어라고 하잖아요. 음식만을 위해서 여행을 다니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에도 이제 뭐 많이 말씀은 종종 드렸던 것 같은데, 제가 여행할 때는 음식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배만 부르면 됐지, 배만 안 곯으면 됐지. 이렇게 생각을 해서 뭐 일본 여행 가도 편의점에서 그냥 삼각김밥 먹기도 하고 그러는데.. 참 이렇게 음식을 위해서 여행 다니시는 분들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요. 저도 이제 맛있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닌데 그것 때문에 이렇게 막 수고를 들이는 게 아직은 좀 익숙하지 않더라고요. 근데 말씀하시는 거 들으니까 얼마나 맛있는 닭갈비였길래 싶기도 합니다. 춘천은 멀지 않으니 닭갈비 먹으러 한번 갔다와야 되나 싶네요. 캐나다까지는.. 감자 때문에 캐나다로 가고 싶지는 않고요.

서성이 님께서
‘남편과 곱창에 소주 걸치고 당구까지 치고 들어왔어요. 남편이랑 당구까지 재미난 하루의 끝을 음악의 숲으로 마무리하며 원두 내리며 커피 마실 준비합니다. 저흰 커피를 마셔도 잠자는 건 문제없어요. 좋은 음악을 커피 안주로 부탁드려요.’

굉장히 또 죽이 잘 맞는 부부이신 것 같아요. 보통 부부끼리 당구 친다 라는 얘기는 쉽게 들어보기 힘든데 곱창에 소주 그리고 커피까지.. 그래요. 제가 음악으로나마 안주거리를 좀 삼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제가 술 안주로 좋을 약간 억지 섞인 선곡을 한번 두 곡을 골라보겠습니다. 음악 듣고 올게요. 김광진의 ‘동경소녀’ 그리고 6026 님의 신청곡입니다. 10cm의 ‘봄이 좋냐’

[00:09:10~] 김광진 – 동경소녀

[00:00:00~] 10cm – 봄이 좋냐??
(* 다시듣기 내 두 번째 곡 안 나옴)

[00:09:32~] 숲을 걷다 문득

나도 한 시절 당신에게 호되게 빠져 휘청거린 적 있었네요. 그때 나를 누군가 번쩍 들어 다른 곳으로 옮겨 놓았다면 아마 그 사람을 증오했을 거예요. 누가 사랑에 빠진 자를 말릴 수 있겠어요.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나는 사람마다 각자 경험하고 지나가야 할 일정량의 고유 경험치가 존재한다고 믿거든요. 다 겪지 못하면 다음으로 못 넘어가는 거죠. 당신을 사랑하고 또 헤어지던 순간은 꼭 필요한 경험이었어요. 그 일을 나는 긍정합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사람을 일컬어 한밤중에 펼쳐진 책이라고 했다는데 나도 당신도 서로의 밤에 침입해 어느 페이지부터랄 것도 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열렬히 서로를 읽어나간 거겠죠. 내게는 사랑에 대한 첫 독서가 당신이란 책이었고 행복했고 열렬했어요. 어느 페이지는 다 외워버렸고 어느 페이지는 찢어 없앴고 어느 페이지는 슬퍼서 두 번 다시 들여다보고 싶지 않지만 어쨌든 즐거웠습니다.

[00:11:21~] Nouvelle Vague(Feat. Melanie Pain) – Ever Fallen In Love (누벨 바그 – 에버 폴링 인 럽)
(* 음악의 숲 홈페이지 선곡표 목록에는 없음)

누벨 바그의 ‘에버 폴링 인 럽’ 듣고 오셨습니다. 숲을 걷다 문득 오늘은요, 박연준 시인의 산문집 소란 중에서 들려드렸어요. 문자로 1494 님께서 추천을 해주셨어요.

[00:11:55~]
‘사람도 사랑도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럼에도 계속해서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며 사랑하는 과정은 꼭 필요한 경험이겠죠.’

이렇게 보내주셨는데, 저도 읽으면서 마음이 확 이렇게 먹먹하고 아리더라고요. 어느 페이지는 다 외워버렸고 어느 페이지는 찢어없앴고 어느 페이지는 슬퍼서 두 번 다시 들여다보고 싶지 않지만 어쨌든 즐거웠습니다. 어쨌든 즐거웠습니다 라고 딱 끝내는 게 마음이 확 아렸던 것 같아요.

그리고 뭔가 사람마다 각자 경험하고 지나가야 할 일정량의 고유 경험치가 존재한다 라는 말이 뭔가 좀 한편으로는 위로가 됐던 것 같아요. 내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고 좀 뒤처지고 있다 라는 느낌을 받을 때 아직 내가 이 자리에서 해야 할 것들 내가 좀 바라봐야 할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서 그런 거겠구나 라고 좀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그런 글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오늘은 굉장히 좀 마음에 확 들어왔던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1494 님께 감사드리고요. 자 우리는 음악을 한 곡 더 들을게요. 8205 님의 신청곡 나윤선의 ‘그리고 별이 되다’.

[00:13:10~] 나윤선 – 그리고 별이 되다

나윤선의 ‘그리고 별이 되다’ 듣고 오셨습니다.

[00:13:35~]
2343 님께서
‘어떡하죠? 저 겨울을 보내고 싶지가 않아요. 저는 아직 롱패딩에 꽁꽁 싸매져서 다니는 게 좋고 목도리 칭칭 감아서 얼굴 푹 파묻는 게 좋고 따뜻한 전기장판 속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노곤노곤 있는 것도 좋은데 개강과 함께 봄이 오네요. 힝~ 저랑 같은 기분인 분 손 좀 들어주세요.’

이렇게 보내주셨어요. 봄과 개강이 함께 와서 그런 거겠죠. 겨울을 보내기 싫은 마음.. 저는 사실 추위를 굉장히 많이 타서 겨울이 추운 걸 너무 싫어하지만 저도 조금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겨울을 보내고 싶지 않은..? 롱패딩에 꽁꽁 싸매져 있는 그 포근한 느낌도 좋고, 목소리 칭칭 감아서 이렇게 얼굴을 파 먹는 것도 좋고,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 있는 그 따뜻함을 더 만끽할 수 있는 시간들도 좋고.. 그리고 겨울에 하늘이 좀 뭔가 바뀌잖아요. 명암이라고 해야 될까요. 창밖의 풍경들.. 그런 것도 참 좋아하는데 그래도 봄도 봄대로 참 좋으니까..

근데 좀 제발 먼지만 좀 좋았으면 좋겠네요. 제발. 우리 다 같이 한번 기도를 합시다. 우리끼리라도 이렇게 모여서 기도를 하면 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좀 미세먼지가 좀 없기를 황사도 좀 덜 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봄을 만끽하고 싶어요.

1452 님께서
‘숲디, 요즘 마음의 양식을 많이 쌓고 있어요. 책을 일주일 사이에 네 번이나 산 거 있죠. 뭔가 밥을 사 먹는 것보다 더 만족스러워요. 저 봄 타는 걸까요?’

책을 사면 왠지 좀 뿌듯한 기분이 들죠. 사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양식을 이미 다 쌓은 것 같은 느낌. 마치 그 메뉴판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여기 있는 음식 다 먹은 것 같은 느낌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좋습니다. 이제 사셨으니까 읽으셔야죠. 이제 읽어야 완성입니다.

5279 님께서
‘숲디, 오랜만에 토익 공부를 시작했는데요. 문법이야 다시 보니 떠오르고 할 만한데 챕터 끝날 때마다 나오는 필수 어휘 같은 거.. 단어 때문에 죽겠어요. 고딩 때도 단어 외우기 싫어해서 잘 안 외웠는데 제가 감은 있어가지고 시험은 잘 봤거든요. 근데 이젠 감으로 할 수가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외우기 시작해야 해요. 아.. 숲디는 노래가 그렇게 많은데 가사 어떻게 다 외워요? 그럴 리 없겠지만 까먹었을 때는 어떻게 해요? 가사 외우는 팁 좀 알려주세요. 단어 외울 때 써먹어보게요.’

저도 가사 까먹을 때 은근히 많아요. 그리고 이제 가사는 멜로디가 기억을 하는 것 같아요. 멜로디로 가사를 기억하는.. 그게 가사가 뭐였지 이러면 멜로디를 흥얼거리기 시작하다 보면 가사가 좀 자동적으로 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단어에다가 멜로디를 한번 붙여보세요. 이참에 작곡도 한번 해보시고 그러면 좋지 않을까..

저는 진짜 대단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래퍼들.. 저야 물론 저도 뭐 많은 양의 가사를 외우고 있긴 하지만 그분들은 정말 몇 배에 달하는 그 양을 외우잖아요. 그래서 뭐 많이 틀리시기도 하겠지만,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그걸 다 외우고 있고 심지어 뭔가 반복 구조 같은 것도 없고 그냥 쭉 그냥 써내려가는 듯한 가사들도 많잖아요. 그걸 어느 새에 다 외우고 있지 싶기도 하고요. 아무튼 단어 잘 외우시고요. 할 수 있습니다. 파이팅 하십시오.

음악 듣고 올게요. 조유진 님의 신청곡 서교동의 밤 의 ‘워킹 인 더 문라이트’.

[00:17:28~] 서교동의 밤(Feat. 다원, Lazier) – Walking in the Moonlight

서교동의 밤의 ‘워킹 인더 문라이트’ 듣고 오셨습니다. 음악의 숲 함께하고 계시고요.

[00:17:55~]
7071 님께서
‘이번에 큰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데요. 학교 홈페이지에서 수업 시간표와 담당 선생님을 살펴보다가 글쎄 제 고등학교 때 선생님께 아들이 수업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엄마를 가르쳤던 선생님이 세월이 흘러 흘러 그 아들까지 가르치게 되는 일이 흔하지는 않잖아요. 선생님이 반갑기도 하고 기분이 참 묘하기도 하네요.’

이야~ 이러면 진짜 깊은 인연이네요. 나중에 뭔가 이렇게 만났으면 하는 선생님이 한 분 계시는데.. 만약에 제가 결혼해서 아기를 낳아서 그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쯤 되면 그 선생님께서는 이미 퇴임을 하시고 나서 일 것 같아서.. 그래요. 진짜 대단하다. 진짜 기분이 이상할 것 같아요. 반갑고. 진짜 얘기만 들었는데 좀 뭔가 기분이 묘하네요. 상상해 봤는데..

6557 님께서
‘길에서 저를 빤히 쳐다보며 걸어오는 장년층의 남자가 갑자기 아는 척을 하는 거예요. 혹시 땡땡 여고 누구 아니냐고요. 그 순간 내가 학창시절에 유명했나 돌이켜보는데 아이고 당시 저희 학교 막 부임하셨던 마성의 미남 미혼의 영어쌤이셨어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저를 기억하시다니. 정말 너무 반갑고 고마웠는데요. 선생님이나 저나 세월의 무게를 정통으로 맞은 듯 하여 피천득의 인연처럼 마지막은 아니 만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의 뒷모습에서 저의 고등학생 시절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울렁였답니다.’

진짜 많은 학생들이 있었을텐데 선생님이 되려 기억을 하시다니. 보통 학생들이 선생님을 기억하잖아요. 진짜 좀 학생들에 대한 그 뭔가 애정 이런 것들이 많은 선생님이셨나 봐요. 추억이었던 사람들을 이렇게 다시 만나면 아무래도 뭔가 그때의 나로 되돌려주는 그런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보는 것만으로도. 그래서 참 소중한 것 같습니다. 어떤 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사람들을 잊고 지내도 그 사람들이 어딘가에서 살아있기만 하면 그리고 또 우연히 마주치기라도 한다면은 언제든지 나를 그때로 돌려주는 소중한 사람들인 것 같아요.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잊고, 지냈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참 이렇게 신기한 일들이 진짜 있네요.

0821 님께서
‘정말 정말 힘든 하루였는데 친한 친구에게 정말 정말 힘든 일이 있다고 연락이 왔어요. 친구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더 힘들어 하는 사람 진짜 별로인 거 저도 알아서 그저 친구의 이야기만 한참 들어줬습니다. 괜찮아, 힘내, 별일 없을 거야.. 그렇게 위로를 해주고 전화를 끊고 나니 눈물이 주르르 친구에게 근데 사실 나도 힘든데 말이야 하기도 참 힘들고 또 다른 누군가를 붙들고 털어놓기도 어렵네요. 이렇게나마 음악의 숲에라도 털어놔 봅니다.’

마음이 굉장히 또 따뜻한 분이시네요. 자기도 힘든 와중에 남의 힘든 것까지. 저는 사실 그런 거 잘 못 하겠더라고요. 그 정도로 뭔가 마음이 넓고 그런 사람은 못 되는 것 같아서.. 내가 힘든데 남의 힘든 것들을 그 짐을 나까지 이렇게 좀 나눠 갖는.. 그러고는 싶지만 그게 참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라도 음악의 숲에 털어놓으셔서 잘하셨고 또 감사하고 이걸로 만약에 안 풀린다면 정말 그 주변의 친구분들한테 우리 0821 님께서 친구분한테 해줬던 것처럼 그렇게 들어주는 친구들한테 투정도 부리고 하는 시간 갖는 게 좋을 거예요. 본인한테 그 힘든 것들이 다 잘 해결되길 바라면서 우리는 음악을 한 곡 더 듣겠습니다. 9349 님의 신청곡 제시 토마스의 ‘리더 자켓’.

[00:22:08~] Jesse Thomas – Leather Jacket (제시 토마스 – 리더 자켓)

제시 토마스의 ‘리더 자켓’ 듣고 오셨습니다. 우리 음악을 한 곡 더 들을게요. 김소랑 님의 신청곡 위아더나잇의 ‘멀미’

[00:22:40~] 위아더나잇 – 멀미

[00:23:35~] 숲의 노래

오늘 밤 여러분들을 위해서 제가 준비한 노래는요. 얼스 윈드 파이어의 ‘에프터 더 러브 해즈 곤’이라는 곡입니다.

이 노래는 제가 참 들을 때마다 경이로울 정도로 제가 좋아하는 곡이에요. 그 70년대 당시에 이제 음악인데, 어떻게 그때 당시에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었을까 하면서 들을 때마다 정말 경이로운 곡입니다. 오늘 또 잊고 있다가 이제 출근하는 길에 들었었는데 이 노래 꼭 음악 있으면 마무리 때 틀어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가지고 와봤어요. 그러면 저는 얼스 윈드 파이어의 ‘에프터 더 러브 해즈 곤’ 들려드리면서 오늘 인사를 드릴게요.

지금까지 음악의 숲 정승환이었고요.
저보다 좋은 밤 보내세요.

[00:24:38~] Earth, Wind & Fire – After the Love Has Gone (얼스 윈드 파이어 – 에프터 더 러브 해즈 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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