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 list
- [00:01:40~] U2 – Beautiful Day
- [00:06:49~] 장필순 – 그대로 있어 주면 돼
- [00:12:52~] 태연 – I (Feat. 버벌진트)
- [00:12:52~] 성시경 – 좋을텐데
- [00:14:46~] 스위트 피 – Kiss Kiss
- [00:18:14~] 프롬 – 영원처럼 안아줘 (with 카더가든)
- [00:23:20~] Robin Thicke – Morning Sun
- [00:28:33~] 옥수사진관 – 푸른 날
- [00:30:49~] 이민휘 – 빌린 입
talk
새로운 물건을 사면 펼쳐봐야 되는 게 있죠. 제품 사용 설명서.
‘별거 있겠어! 대충 알 것 같은데…’ 하고 무시했다가는 좋은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거나 물건을 고장 내기도 하죠.
오늘 하루 월요일 사용 설명서가 있었다면 제대로 보낼 수 있었을까요. 새벽 한시 사용 설명서는 여기 있네요. MBC FM4U를 튼다. 한 시간 동안 DJ 정승환과 함께 라디오를 듣는다.
완벽한 밤으로 안내하는 숲, 여기는 음악의 숲, 저는 숲을 걷는 정승환입니다.
[00:01:40~] U2 – Beautiful Day (유투 – 뷰티풀 데이)
11월 12일 월요일 <음악의 숲 정승환입니다> 오늘 첫 곡으로 U2의 ‘뷰티풀 데이’ 듣고 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음악의 숲의 숲지기 DJ 정승환입니다.
여러분들은 뭔가 물건을 샀을 때 제품 사용 설명서를 펼쳐보는 편이신가요? 저는 사실 제가 너무 갖고 싶었던 물건이라면 되게 소중히 다루잖아요. 그러면 귀찮은 걸 잘 견디고 그 사용 설명서를 잘 펼쳐보는 편인 것 같아요.
근데 이제 보통 그 사용 설명서를 봐도 저는 물건을 잘 못 다뤄서, 특히 이런 기계 같은 것들은 되게 글씨도 작은 데 많잖아요. 그래서 잘 안 보게 됐는데, 최근에 더 부쩍 느껴요. 이게 정말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이거 정말 보라고 있는 건데 이거를 무시하면 안 되겠다. 그런 생각을 좀 부쩍 합니다.
하다못해 뭐 라면 조리법도 어쨌든 수많은 실험 끝에 어떤 최소한의 가장 노멀한 맛을 가장 깔끔한 맛을 또 찾아낸 게 아닌가. 진짜 그것이야말로 FM인 거잖아요. 그래서 ‘FM은 기준점으로 삼고 항상 필요한 것이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하물며 그 라면도 조리법대로 끓여 먹으려고 하고 요즘에 좀 그렇게 되더라고요.
아무튼 간에 제품 모든 물건의 사용 설명서가 있듯이 월요일에도 사용 설명서가 있고 그랬으면 참 얼마나 좋을까, 더 이 월요일 병을 이겨낼 수 있는 그런 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또 그런 날입니다.
그래도 매일매일 똑같은 새벽 1시, 1시부터 2시까지의 한 시간 가량의 시간은 MBC FM4U와 함께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00:04:30~]
0281 님께서
‘숲디 지금 쓰고 있는 휴대폰 사용한 지 거의 1년 돼 가는데요. 카메라로 바로 QR 코드를 읽을 수 있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어요. 매번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서 사용했는데 오빠가 기능도 활용 못하면서 왜 비싼 휴대폰 쓰냐며 구박하네요. 늦었지만 숨은 기능들 이제부터 하나씩 알아가야겠네요.’
그러니까요. 저도 이런 걸 정말 모르고 있다가 하나하나씩 알아가면서 그 필요성을 느낀다니까요. 정말 기능들을 다 찾아보고 이미 다 들어있는 건데 나만 모르는 건 거잖아요. 그러면 오빠가 하신 말씀대로 제대로 활용도 못 하면서 비싼 돈 주고 그런 휴대폰 쓰는 게 억울하잖아요. 괜히. 그래서 더 이렇게 잘 알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뭐 다시 한 번 거듭 말씀드리지만 새벽 한시는 FM4U와 MBC(헛웃음), 한 시간 동안 음악의 숲을 함께 하시길 바라고요.
오늘 월요일 오늘 어떻게 보내셨는지 사용하셨는지 궁금하니까 여러분들의 이야기와 신청곡들 많이 보내주세요. 문자번호 #8000번, 짧은 건 50원, 긴 건 100원이고요. 미니는 무료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음악의 숲과 함께하고 계십니다.
[00:06:49~] 장필순 – 그대로 있어 주면 돼
장필순의 ‘그대로 있어주면 돼’ 듣고 오셨습니다. 정말 언제 들어도 참 이렇게 목소리가 참 그쵸. 너무 좋습니다. 새벽 1시 감성 야행 음악의 숲 함께하고 계시고요.
[00:07:50~]
1294 님께서
‘저 완전 엄청 진짜 집중해서 눈썹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룸메이트가 벌레를 잡는다고 툭 치는 바람에 눈썹 반토막이 날아갔어요. (어이구!) 눈썹숱도 많은데 절반이 뚝 살려주세요. 저 회사 어떻게 가죠. 심란하네요. 하하하하하하’
하, 이렇게… 어떡하죠. 이거 그리는 걸로는 커버가 안 되지 않아요? 이 정도면? 되게 뻔뻔하게 회사 가서 이러는 거예요. ‘어머 모르셨어요? 이거 요즘 유행인데~’ 이러면서, 되게 뻔뻔하게 ‘아~ 모르시는구나.’ 이러면서 뒤돌아서 눈물을 훔치면서… 저도 뭐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지만요. 정말 얼마나 충격적이었으면 저희 이렇게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셨을까요.
저도 일을 하거나 하면 저 같은 경우에는 메이크업을 받잖아요. 이제 메이크업 받을 때 눈썹 정리를 이렇게 해주시는데 무섭더라고요. 저는 그때마다… 눈썹 칼로 남이 제 얼굴에 어떻게 보면 일종의 칼질을 하는 건 거잖아요. 이게 좀 표현이 좀 너무 과격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이게 조금 무서울 때가 있는데, 사실 저는 그 뭐가 크게 달라지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눈썹 정리를 하면서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아무튼 우리 또 지금 듣고 계시는 다른 요정님들도 이거 이 사연을 들으면서 눈썹 정리를 좀 더 신중하게 해야겠다라는 어떤 경각심을 가지시길 바랄게요.
자, 2586 님께서
‘숲디, 저 충치가 있어서 치과에 다녀왔는데 27만 원 나왔어요. 어금니 사이가 썩어서 마취 주사를 맞았는데 아픈 줄도 몰랐어요. 27만 원이라는 거금이 나간다는 생각에… 하하하하하하~ 6개월 할부로 긁긴 했지만 당분간 가난하게 살아야 할 것 같아요.’
근데 정말 슬프다. 이 아픔도 못 느낄 정도로 그렇게… 6개월 할부요? 그래요. 그나마… 근데 진짜 안 아플 수가 없을 텐데…
저는 그 생각만 해도 이가 시리거든요. 그 충치 어렸을 때 처음 충치가 나서 치과에서 치료를 받았을 때의 그 치과 치과 냄새와 그 의사 선생님의 잔혹함과 여러 가지 정말 트라우마들이 있어서 전 치과 가는 거 되게 꺼려해요. 특히나 이제 충치 같은 거 치료하러 가면, 왜 이렇게 드릴 같은 걸로 위잉~ 하면서 그 어금니 쪽에 갖다 대기만 해도 막 온몸이 시리잖아요. 다 하고 나서 바람 부는 것만 해도 막 바람으로 이렇게 뭐 하잖아요. 어후, 지금 생각했는데도 막 몸이 떨리네요.
아무튼 고생하셨고요. 너무 가난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9350 님께서
‘숲디 저희 동네는 은행나무가 참 많아요. 그래서 가을에 유독 예쁜데, 며칠 부쩍 바람이 불어대더니 아파트 은행잎이 제 차에 이불을 선물했네요. 당황스러우면서도 웃음이 나더라고요. 숲디도 보시라고 사진 보내봅니다. 참고로 전날 세차도 했답니다.’
이건 거의 요즘 치킨에 치즈가루 뿌려져 있는 거 있죠? 그거 같아요. 차에 지금 은행잎이… 그래요.
요즘에 그 낙엽이 떨어지는 길을 되게 많이 본 것 같아요. 완전 길을 다 덮고 있어서 진짜 가을이 가고 있구나, 지나가고 있구나 이런 걸 느낍니다. 은행나무도 그렇고요. 여러 가지… 저희 회사 앞에 공원이 하나 있는데 원래 요즘에 놀이터나 공원 같은 것들 모래로 안 돼 있잖아요. 바닥이 모래로 안 돼 있고 다른 걸로 돼있는데 빈틈이 안 보이더라고요. 그 낙엽 때문에. 그래서 진짜 가을이 제대로 가고 있구나. 오히려 땅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가을을 좀 뒤늦게라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아무튼 전날 세차했는데 좀 억울하시겠네요. 은행잎과 함께 가을을 잘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우리 또 음악 듣고 올게요. 두 곡을 듣겠습니다. 태연 피처링 버벌진트의 ‘아이’ 그리고 1711 님께서 신청하신 성시경의 ‘좋을 텐데’
[00:12:52~] 태연 – I (Feat. 버벌진트) (태연 – 아이)
[00:12:52~] 성시경 – 좋을텐데
[00:13:14~] 숲을 걷다 문득‘서시’
이성복
간이 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 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 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00:14:46~] 스위트 피 – Kiss Kiss (키스 키스)
스위트 피의 ‘키스 키스’ 듣고 오셨습니다. 숲을 걷다 문득 오늘의 시는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시인이죠. 이성복 시인의 ‘서시’라는 시를 들려드렸습니다.
이 시는 또 제가 작가님께 ‘이 시를 하면 어떨까요?’라고 말씀을 드렸던 시인데 오늘 함께 하게 됐습니다. 어떠셨나요, 여러분? 제가 SNS, 제 개인 SNS에도 제가 뭐 마음에 들었던 시나 책들 이런 것들을 간간히 올리거든요. 그래서 음악의 숲에서도 나누면 더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말씀을 드렸는데도 또 오늘 함께 하게 됐습니다.
이 시는 남해 금산이라는 시집에 수록이 되어 있는 시고요. 제가 처음으로 이성복 시인을 알게 됐던 게 이 남해 금산이라는 책 때문인데, 저희 회사 실장님께서 저한테 시집을 선물을 굉장히 많이 해주셨어요. 스무 살, 스물한 살 때 그때 이제 그때 받았던 시집들이 꽤 많은데 이때 뭐 남해 금산도 있고요, 나희덕 시인도 있고요, 장석남 시인도 있고요… 여러 가지 여러 시인들의 시집을 받았었는데 굉장히 나중에 좋아하게 됐던 시집이고 시인이에요, 이성복 시인이.
그리고 지금은 사실 선생님이시죠 네 선생님이신데… 처음에는 잘 이게 무슨 말일까 도대체 이랬었는데 지금도 이해했다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이상하게 자꾸 마음이 확 끌리게 되는 또 시인인 것 같습니다. 뭔가 뒤늦게, 뒤늦게 아마 시간이 더 흐르면 흐를수록 더 좋아질 것 같은 시고 또 시인이고 그런 것 같아요.
이 시에서 보면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이렇게 표현이 되어 있는데 저는 항상 그 맞은편이라는 말이 되게 반가움과 슬픔이 공존하는 단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개인적으로.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이 언제나 맞은 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당신이 먼저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이 말이 되게 울림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분들께는 어떤, 어떤 문장이 또 울림이 있었을지 남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성복 시인의 시를 만나봤고 우리 음악을 이번에 또 들을 차례죠.
이번에 들으실 음악은 프롬의 노래입니다.
프롬과 카더가든이 함께한 ‘영원처럼 안아줘’
[00:18:14~] 프롬 – 영원처럼 안아줘 (with 카더가든)
프롬과 카더가든이 함께한 ‘영원처럼 안아줘’ 듣고 오셨습니다.
음악의 숲 함께하고 계시고요.
[00:19:02~]
9230 님께서
‘숲디! 오늘 갑자기 초등학교 6학년 담임 쌤은 지금 어디 계실까 궁금해서 검색창에 샘 이름을 쳐봤어요. 성함이 특이하셔서 혹시 근황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기사에 검색돼서 나오시더라고요. 어느 학교 교장 쌤으로 계시는데, 교장 쌤이 야구를 좋아해서 그 학교가 야구대회 우승을 했다는 내용이었어요. 그걸 보니까 이제 알 것 같더라구요. 6학년 때 매일 남학생들과 야구를 했던 게 샘 영향이었구나. 그리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야구광이 되었구나. 어쨌든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를 뽐내시는 쌤 사진을 보니 너무너무 반가웠어요.’
이렇게 또 직접 연락이 닿은 것도 아닌데, 인터넷에 검색해서 소식을 듣는 것도 나름 되게 반가울 것 같아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저도 초등학교 때 선생님들이 다 생각이 나네요. 저는 아직도 선생님들 존함을 다 기억하고 있거든요. 1학년 때부터. (제작진 감탄소리 작게 오오오~) 진짜로! 1학년 때는요 정선분 선생님이셨고, 2학년 때는 성상호 선생님이셨고, 3학년 때는 김영희 선생님이셨고, (제작진 작게 감탄소리 캬아~) 4학년 때 최복순 선생님, 5학년 때 이재원 선생님, 6학년 때 김호선 선생님! 다 기억나요. 이렇게 실명을 거론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는 정말 선생님들 한 번씩 다 뵙고 싶어요.
왜냐하면 그때 당시에 저는 너무 어렸을 때니까 지금 뵈면 또 기분이 또 색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요. 아무튼 저도 한번 검색을 해볼까요? 근데 아주 우리 9230 님처럼 독특한 존함을 갖고 계신 분은 안 계시는 것 같아서 검색한다고 알 수 있진 않을 것 같네요. 아무튼 알겠습니다.
정미영 님께서
‘양말이 자꾸 오른쪽 엄지발가락 자리에만 구멍이 나요. 다음부턴 똑같은 양말로 통일해서 사야겠어요.한 짝씩 남아도 신을 수 있게요. 숲디 양말은 괜찮은가요?’
(웃음) 아니 엄지, 오른쪽 발가락이 유독 긴 건 아니에요? 엄지 손가락이랑 바뀌신 거 아니시고요?
알겠습니다. (웃음) 어떻게 오른쪽 엄지 발가락에만 자꾸 구멍이 나죠? 발톱의 어떤 굳기를 검사를 한번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웃으며) 혹시 금속 재질로 되어 있지 않은지. (웃으며)
9812 님께서
‘저희 남편은 작년부터 해외 현장에서 근무해요.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저도 직장을 다녀서 저랑 아이들은 한국에 남게 되었는데요. 남편이 제가 새벽에 숲디 라디오를 자주 듣는 걸 알고는 사연 보내는 방법을 물어보길래 미니랑 문자를 알려줬거든요. 근데 혹시 이상한 문자 보낼까봐 제가 먼저 선수쳐요. 경문 씨, 가족이랑 떨어져서 외롭고 힘들 텐데 내색 않고 잘 견뎌줘서 고마워. 아프지 말고 돈 많이 벌어 와. 그리고 빨리 와주라. 당신 딸이 말을 안 들어서 너무 힘들다. 사랑해!’
와아~ 그래요. 참 음악의 숲을 하면서 가장 보람되는 여러 순간 중 하나예요. 뭔가 오작교가 되어주는 것 같은 느낌. 음악의 숲이 오작교가 되어주고 있는.
남편분, 뭐 이상한 문자 정말 환영해요. 사실 이상한 문자 너무 환영하고(작은 웃음) 우리 경문 씨 경문 씨의 아내분께서 먼저 선수를 치셨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정말 정말 건강을 먼저 챙기시길 바라요. 그리고 또 돈도 많이 벌어오라고 하십니다. 딸이 말을 안 들어서 빨리 오라고 하시니까 빨리 아내와 사랑스러운 따님 품에 포옥~ 안기시기를 바랄게요.
우리 음악 한 곡 더 듣고 올게요.로빈 씩의 노래입니다. ‘모닝 선’
[00:23:20~] Robin Thicke – Morning Sun (로빈 시크 – 모닝 선)
로빈 씩의 ‘모닝 선’ 듣고 오셨습니다. 음악의 숲 정승환입니다. 함께하고 계시고요.
[00:24:04~]
8051 님께서
‘숲디, 매일 아침 출근길에 마주치는 이쁜 아가씨가 있어요. 오늘은 어떤 옷을 입고 올까, 왜 안 올까 이런 생각을 하며 저도 모르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 남자였으면 어머, 이건 운명이야! 우린 꼭 만나야 돼! 이런 말도 안 되는 드라마를 아침마다 찍어댔겠죠. 숲디는 계속되는 마주치는 인연들을 경험한 적 있나요?’
아쉽게도 동성이신가 보네요. 모르는 사이인데 자주 마주치는 사람. 으음… 글쎄요. 예전에는 있었던 것 같은데, 왜 학교 다닐 때 버스에서 매일 같은 시간에 혹은 정류장에서 저분 뭐 오늘은 좀 일찍 나오셨네, 오늘은 왜 안 계시네 이렇게 등굣길에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기다릴 때 늘 계시던 분.
전 기억나는 분이 한 두 명인데 어머니랑 아들이세요. 어머니랑 아들이신데 항상 저랑 비슷한 시간에 버스를 타셨거든요. 그래서 이상하게 뭐 일어나서 다 씻고 밥 먹고 교복 입고 나와서 정리 중에 딱 도착했을 때 그분들을 보면 아 오늘 하루 시작됐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었어요. 왜냐하면 매일 아침마다 보던 사람들이니까. 심지어 근데 거의 한 2, 3년 동안을 그렇게 같이 버스를 탔었는데 한 마디도 나눠본 적은 없습니다. 왜 그런 것들 있잖아요. 서로 이야기도 나눠본 적 없지만 그냥 암묵적으로 서로 이렇게 인사를 나누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눈인사 정도는 할 수 있는 그런 분들이 계셨죠. 생각이 나네요.
최근에는 사실 없는 것 같아요. 요즘에야 저희 아파트 주민분들도 사실 이렇게 자주 마주치시는 분들은 안 계셔서 그렇기도 하고, 딱히 없습니다. 왠지 또 그런 재미가 없는 삶을 살고 있네요. 생각해 보니.
자, 3349 님께서
‘요즘 좀 힘들고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어서 집에 오면 꼼짝 않고 쉬고 싶은데 엄마가 자꾸 쇼핑을 가자고 하시는 거예요. 따뜻한 겨울 옷 하나 사주신다면서요. 싫다고 싫다고 해도 무조건 나오라고 하셔서 할 수 없이 백화점에 갔는데 이것저것 입어보라고 하시는데 귀찮아서 대충 입어보고 다 별로라고 했더니 또 다른 데를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회색 니트를 하나 고르고 이거면 됐다고 했더니 엄청 섭섭해 하시면서 맛난 걸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거예요. 그렇게 함께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깨달았죠. 제 생일이 코앞이라는 사실을요. 힘들어하는 딸내미 따뜻하게라도 입히고 싶은 엄마 마음도 모르고 참… 나이 먹어도 엄마 마음 따라가려면 아직 멀고도 멀었나 봐요. 엄마에게 많이 미안한 밤이네요.’
어머니께서는 또 우리 따님 생각에, 따님 걱정에 또 마침 생일도 다가오고 해서 뭐라도 좀 사주고 싶어서 쇼핑을 가셨나 보네요. 그래요 뭐, 사실 부모님의 마음은 아무리 헤아리려고 해도 절대 헤아릴 수 없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저도 어떤 프로그램에서 유희열 선배님께서,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분인데, 부모님 이야기를 하시면서 굉장히 아무리 내가 헤아리려고 해도 감히 알 수 없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마음들이.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부모님의 마음은 항상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리 내가 머리가 커도 나를 향한 마음들을 내가 헤아릴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또 미안하고 그런 거겠죠.
그래도 뭐 이제 아셨으니까 본인 생일 때 어머니가 해주신 미역국 맛있게 먹고 ‘너무 맛있어. 엄마!’ 이 소리만 해도 어머니께서 기뻐하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일 미리 축하드리고요. 그날 또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를 바랄게요.
우리 음악 한 곡 더 듣고 오겠습니다. 3523 님께서 신청하신 옥수사진관의 ‘푸른 날’
[00:28:33~] 옥수사진관 – 푸른 날
[00:28:33~] 숲의 노래
오늘 밤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서 준비한 노래는요.
이민휘의 ‘빌린 입’이라는 노래입니다.
예전에 그 무키무키 만만수라는 굉장히 독특한 음악을 하셨던 분들 가운데 한 분이신데, 빌린 입이라는 앨범에 이제 수록되어 있는, 타이틀 곡이죠. 타이틀 곡인데… 예전에 왜 소윤 씨 황소윤 씨가 저희 라디오 함께 하셨을 때 추천해 주셨던 곡이긴 한데요. 요즘에 이 앨범을 되게 되게 열심히 듣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노래 또 혹여나 못 들으셨던 분들을 위해서 또 새로 듣고 계시는 분들을 위해서 가지고 와봤습니다.
앨범이 정말 정말 웰메이드 앨범이라고 저는 생각을 해서 이 노래를 들으신 다음에 빌린 입이라는 앨범도 같이 들어보시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가사도 굉장히 시적이고 아무튼 여러모로… 뭐라고 해야 될까요. 이 빌린 입이라는 곡을 말씀을 드리자면, 그냥 음악을 들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게 웃음) 이 앨범을 꼭 들어보시길 바라면서 이 노래를 추천해 드릴게요.
이 노래 들려드리면서 저는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음악의 숲 정승환이었고요.
저보다 좋은 밤 보내세요.
[00:30:49~] 이민휘 – 빌린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