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 list
- [00:02:20~] 강승원 – 나는 지금…
- [00:11:50~] 빛과 소금 – 그대 떠난뒤
- [00:26:32~] 신윤미 –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 [00:41:46~] 예민 – 서울역
- [00:44:12~] 정은지 – 하늘바라기 (Feat. 하림)
- [00:48:09~] New Hope Club – Know Me Too Well
- [00:51:15~] 신중현과 엽전들 – 이건 너무 하잖아요
- [00:53:36~] 이은미, 임기훈 – 우리 모습처럼
- [00:58:23~] 다지 – 흩어지는 새벽 (inst.)
- [00:58:23~] 이바다 – 파란꽃
- [01:04:42~] 김경호 – 금지된 사랑
- [01:04:42~] 야다 (Yada) – 이미 슬픈 사랑
- [01:07:57~] 클래지콰이 – 잠 못드는 밤
- [01:09:23~] 검정치마 – Antifreeze
talk
이 뮤지션은요, 무대에서 음주를 허용합니다. 입장하는 팬들에게도 술 한 병씩을 제공하는데요. 자신이 부르는 노래 중에 모르는 곡이 많으면 관객들이 심심할까봐 주는 것이기도 하구요. 왠지 입장료 받기가 미안해서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 미안함은 이 뮤지션만 느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끔 이 뮤지션이 술자리에서 기타 하나만 잡고 노래를 부를 때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다 울어버리거든요. 이 뮤지션의 노래에 울어본 적이 있는 친한 친구들과 후배들은요, 나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이 됐고요. 남에게 노래만 좋지 정작 자기 앨범이 없는 이 뮤지션을 위해 1집 앨범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이렇게 2017년에 1집 앨범이 나온 이 신인 가수 ‘서른 즈음에’ 작곡가 강승원 씨입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살아온 발자국들을 돌아보라고 말해주고 싶은 여기는 음악의 숲, 저는 숲을 걷는 정승환입니다.
[00:02:20~] 강승원 – 나는 지금…
1월 14일 화요일 밤 <음악의 숲 정승환입니다> 오늘 첫 곡으로 강승원의 ‘나는 지금’ 들으셨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음악의 숲의 숲지기 디제이 정승환이구요. 오프닝에서 강승원 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저 역시 오랜 팬이구요. 오프닝을 읽으면서 가끔 이 뮤지션이 술자리에서 기타 하나만 잡고 노래를 부를 때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다 울어버린다 이런 얘기 했잖아요. 그중에 한 명이었거든요.
또 우연히 이제 그 회식 자리를 함께 갖게 됐었는데 그때 저도 좀 술이 많이 들어가 있는 상태였고 그때 심지어 저는 스물한 살밖에 안 됐었는데 22살인가 1살밖에 안 됐었는데 ‘서른 즈음에’를 이게 본인이 직접 쓰신 곡이잖아요. 기타 치면서 노래를 부르시는데 제가 그 자리에서 막 엉엉 울었던, 근데 저뿐만이 아니었을 거예요. 아마 그때 자리에 계셨던 많은 분들이 또 눈물을 훔치셨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개인적으로 좀 ‘나는 지금’이라는 곡도 저한테 좀 얽힌 사연이 있는 게 제가 고등학교 때 오디션 프로그램을 할 당시에 음 이제 합숙 생활을 하면서 휴대폰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 mp3 하나만 딱 가지고 거기에 원하는 음악만 넣어서 듣곤 했었는데 그때 당시에 제가 정말 가장 1번으로 넣었던 곡이 ‘나는 지금’이라는 곡이었거든요. 잠들기 전에 항상 이 노래 들으면서 또 이동할 때도 듣고 하면서 되게 많이 이 음악에 기댔던 그런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들을 때마다 그때가 계속 생각이 나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이렇게 음악 해주셔서 또 직접 목소리로 이렇게 노래를 불러주셔서 고마운 마음이 있는 또 선배님이십니다. 노래를 정말 잘하세요. 진짜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목소리를 가진 분이셔서 또 되게 반가운 마음으로 음악의 숲 문을 열어봤습니다.
[00:05:00~]7514 님께서
‘오늘 처음 오프닝 들었어요. 너무 좋네요. 첫 곡부터 울컥하게 하네요. 오늘은 끝나는 시간까지 다 듣고 잘게요. 약속~’
하셨습니다. 약속을 하셨으니까 지키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도 두 시간 생방송으로 함께 걸을게요. 오늘은 <음악의 숲 초대석>이 있는 날이죠. 예고해드린 대로 최근에 새 시집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출간하신 김민정 시인께서 나오시는데요. 김민정 시인께 하고 싶은 이야기들 보내주세요.
하고 싶은 이야기 또 듣고 싶은 노래도 기다리겠습니다. 문자 번호 #8000 번, 짧은 건 50원, 긴 건 100원이고요. 미니는 무료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음악의 숲을 함께 걷고 계십니다.
[00:06:04~] ‘음악의 숲 초대석’ 코너
‘나는 나의 부록, 가장 사랑하는 것은 없다. 많은 사랑이 있을 것이다.’ 김민정 시인의 새 시집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에 시인의 말을 읽어 드렸는데요. 오늘 <음악의 숲 초대석>에는요. 사랑하는 것들이 많은 김민정 시인과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숲디 : 김민정 시인님, 어서 오세요.시인 : 안녕하세요.숲디 : 반갑습니다. 이렇게 뵙게 되네요. 우리 음악의 숲 청취자들을 저희가 요정들이라고 불러요. 숲의 요정들, 요정들께 정식으로 인사 좀 부탁드릴게요.
시인 : 갑자기 엄마 같은 여자가 나와서(아니에요ㅎㅎ) 저는 시를 쓰고 책을 만들고 있는 김민정이라고 합니다.
숲디 : 반갑습니다. 김민정 시인님께서 나오신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이 미리 좀 글을 남겨주셨어요.
[00:07:07~]인스퍼레이션 36 님께서
‘김민정 시인님! 음악의 숲, 미쳤다! 진짜.’
이렇게 보내주셨고요. 시인께서 나오신다니까 음악의 숲의 섭외력에 놀랐다 이런 표현을 해주셨고,
현아 4034 님께서
‘시와 사람을 사랑하시는 김민정 시인님 음숲에 오신 걸 격하게 환영합니다.’
환영 문자도 보내주셨고요.
주야 님께서
‘요즘 가장 핫한 시인들 중 한 분이시죠. 시집도 아침에 주문했어요. 등단 20주년 축하드리고 곡두 되어 흐르는 마음 곁에서 오래도록 머물게요.’
이렇게 보내주셨습니다.
시인 : 감사하네요. 감동인데요?숲디 : 되게 많이 반겨주고 계시는데 저도 사실 오늘 시집을 구매를 했거든요.
시인 : 정말요? 저도 음반 샀어요!숲디 : 진짜요? 사인을 좀 받으려고 이따가 좀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민정 시인님께는 이제 안 그래도 저희가 섭외를 하려고 했었는데 신기하게도 이전에 나왔던 오은 시인님 sns에 저와 음악의 숲에 대한 얘기를 언급을 하셨더라고요. ‘음악의 숲에 나가게 되면 심장마비 걸릴 거임, 이번에 경옥고 받았는데 열 알 먹어야지’ 이런 글이었는데 섭외 전화를 받고 좀 놀라셨겠어요?
시인 : 저는 오은이 뭔가 누나를 초대하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한 줄 알았어요. 그 정도로 놀랐었죠. 제가 이런 프로그램에 나오게 될지 전혀 예상을 못했거든요. 왜냐하면 제가 정승환 님 너무 팬이어가지고, 그래서 정말이에요? 은이가 쑤신 거 아니에요? 제가 농담하고 그랬어요.
숲디 : 아 그랬구나, 근데 사실 저도 그렇고 저희 작가님들도 그렇고 시인님의 팬이어가지고 또 그게 어떻게 또 공교롭게 이게 돼가지고 신기합니다. 방금 또 제 팬이라는 말씀도 해주셨어요. 제가 케이팝 스타 나온 첫날부터 팬이었다구요?
시인 : 제가 2015년이셨잖아요? (네, 맞아요.) 그렇죠? 저는 텔레비를 잘 열심히 안 보는데 그걸 틀어놓고 제가 화장실에서 건넌방으로 이렇게 건너가고 있는데 나오셨어요. 그래서 그걸 서서 끝날 때까지 보면서 제가 뭐라고 했냐면 1등은 못하겠다. 그런데 2등 했으면 좋겠다라고 제가 그랬어요.숲디 : 2등 했어요.시인 : 그러니까 저는 그 2등을 좋아하거든요. 뭔가 쫓기지 않지만 가질 수 있는 자의 느낌이 있거든요. 뭔가 여유가 있는? 그래서 정말 2등 했으면 좋겠다 했는데 2등 하셔가지고 그때 제 sns에도 되게 많이 올리고 그랬었어요.숲디 : 아이고,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시인 : 왜냐하면 목소리에 오버가 전혀 없는 거예요. 저는 그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하고 있구나, 더 가지려는 욕심이 없구나.숲디 : 그때 당시에 들으셨던 노래가 혹시?
시인 : 처음에 나오셨던 그 노래.
숲디 : ‘지나간다’, ‘사랑에 빠지고 싶다’ 이런 노래…시인 : 저는 원곡들을 누가 불렀는지도 몰랐었어요.
숲디 : 감사합니다. 그 당시에 제가 되게 겁 없이 노래를 불러재끼던 때여가지고, 좋아해 주셔가지고.시인 : 서서 딱 기립으로.
숲디 : 지금 지인분께서 문자가 왔어요.
1551 님께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가까이에서 일하는 후배입니다. 김민정 시인님은 사랑입니다. 많이 애정합니다. 헤헤~ 라디오에서 들으니 더 애틋해요. 파이팅! 사랑해요, 대표님. 히히~’
이렇게,
시인 : 아 뭔가 알 것만 같은 저희 제가 시킨 건 아닌데 애들이 잠 안 자고 미쳤나 보네요ㅎㅎ.숲디 : 지금 이 시간에, 보통 이 시간에 좀 주무시나요?시인 : 저는 이제부터 일하는 시간이기는 해요.숲디 : 깨어 있는 시간이시군요.시인 : 출판 관계자들이 조금 아무래도 이 시간에 아마 살아서 뛰고 있을 거예요.숲디 : 대표님께 사랑을 받기 위해서 지금 문자를 보내주신, 알겠습니다.
오늘 김민정 시인님과 함께 김민정 시인님의 시 또 그리고 직접 선곡하신 음악들과 함께 할 텐데요. 우리 먼저 노래 한 곡 듣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할게요. 우리 어떤 곡 첫 곡으로 들어볼까요?
시인 : 아, 제가 오늘 첫 곡으로는 빛과 소금의 노래를 가지고 왔어요. ‘그대 떠난뒤’라는 노래인데요. 1990년에 나왔던 1집인데 제가 중학교 2학년 때였거든요. 제가 직접 음반가게에 가서 돈을 주고 카세트 테이프를 샀는데 그 당시에는 이렇게 들으면 선생님들이 압수하던 시절이었어요. (학교에서?) 그렇죠. 그런데 이제 선생님이 제가 듣는 걸 압수하셔서 들어보시다가 애가 왜 어른 노래를 듣냐? (중학교 때인데?) 그러니까 뭔가 들으셨을 때 느낌에 이게 어른 노래라는 생각이 있으셨었나 봐요. 그래서 뭔가 감수성이 가장 예민했을 시절의 노래여서 갖고와봤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빛과 소금의 ‘그대 떠난뒤’ 듣고 와서 또 마저 이야기 나눠볼게요.
[00:11:50~] 빛과 소금 – 그대 떠난뒤
빛과 소금의 ‘그대 떠난뒤’ 들으셨습니다.
숲디 : <음악의 숲 초대석> 김민정 시인님과 함께하고 계시고요. 오늘 공교롭게도 음악의 숲 지금 이제 딱 두 곡째 나가고 있는 중인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그 선배님들 특히 이제 저는 정말 보컬리스트라고 생각하거든요. 강승원 선생님과 장기호 선배님, 정말 좋아하는 목소리들이 딱 공교롭게 나와서 굉장히 반가운 마음입니다.시인 : 저도 강승원 선생님 너무 좋아하거든요.숲디 : 네, 장기호 씨의 목소리를 이렇게 듣는데 이게 90년 버전이잖아요. 그런데 한 제 기억을 한 몇 년 전에 본인의 곡들을 리메이크하신 앨범을 내셨어요. 이제 피아노 버전으로 ‘그대 떠난뒤’가 나왔는데 이제 피아노 김광민 피아니스트가 치시고 목소리와 피아노로만 이렇게 노래를 부르시는데 목소리가 똑같으셔서 정말 가감 없는 표현 이런 것들이 참 이때나 지금이나 정말 완벽하시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시인 : 집에 가서 들어보고 싶네요. 헤헤.숲디 : 이번에 나온 새 시집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네 번째 시집이고 이제 등단 20주년을 맞으셨어요. 감회가 좀 어떠세요?
시인 : 부끄러운 게 누구나 어쨌든 그 20년, 21년을 맞이하고 보냈을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제가 책을 만드는 사람이다 보니까 제가 네 권까지 시집을 냈다는 게 일단 신기해요, 스스로. 그런데 별로 그런 생각이 들지 않다가 요즘에 내가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이렇게까지 지속적으로 읽어주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제가 너무 큰 복을 누리는 사람 같아요. 그래서 약간 좀 격한 마음이 들어요.
숲디 : 제가 감히 그 시간을 다 읽을 수는 없겠지만 20년이라는 시간이 계속 그것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되게 좀 행복할 것 같아요.
시인 : 그런데 이제 제 주변에 30년, 40년, 50년 된 분들이 있으셔가지고, 까부는 사람이 돼버려서 입을 닫고 있어요, 요즘에.
숲디 : 지금 말씀하시는 와중에 되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셨어요, 음악의 숲에.
‘오은입니다. 성덕이 된 김민정 시인 축하하러 왔어요. 어른 노래 잘 듣고 있어요. 빛과 소금, 생각해 보니 출판계의 빛과 소금이 김민정이죠?’
(어머나~) 크, 역시 또 이렇게 시인다운 표현을 해주셨습니다. 오은 시인께서 안 주무시고 오셨어요. 인사 한 말씀 해주세요.
시인 : 자~ 은아~ㅎㅎㅎ 제발 자주라.숲디 : 짧고 간결하게ㅎㅎ 또 시인께서 또 음악의 숲을 이렇게 실시간으로 듣고 계시고 문자도 보내주시니까 신기하네요.
시인 : 승환님은 모르시는데 정말 저희 주변에 좋아한다니까요.
숲디 : 저도 다 좋아합니다.시인 : 저는 진짜 제가 이렇게 할 수 있어요. 증인 할 수 있어요.숲디 : 오늘 아주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네요ㅎㅎ.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 제목을 이렇게 지으신 이유가 좀 궁금해요.시인 : 제가 제목 얘기를 어디 가나 요즘에 듣고 있는데 너의 세계는 제가 아는 세계가 아니니까 감히 작다고 말을 해야 될 것만 같았고요.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살고 있는 여기는 내가 아니까 크다고 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쨌든 사람들이 사랑하든 뭐 죽음을 맞이하든 다 만났다가 이별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것이 우리들의 운명인데 어차피 헤어지게 되는데 제가 헤어지는 중입니다라고 썼어요. 헤어지는 중이라고 하면 일단 과거를 헤집게 되죠. 그렇잖아요? 너하고 나하고 만났다가 오늘 헤어지는 중이면 너 어제 왜 그랬어, 너 그저께 왜 그랬어, 이렇게 하잖아요. 그러면서 너의 부재로 나의 있음을 살아옴을 이렇게 되돌아볼 수 있잖아요.
그런 의미로 이 시집은 저의 20년, 저의 살아온 요 몇 년, 이런 것들을 조금 그렇게 정리해본 것들 그런 기록이라고 할 수 있죠. 근데 죽음이 많아요.숲디 :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이?
시인 : 그렇죠. 제 옆에 있다가 제 옆에 없게 된 사람들이 어디 갔을까? 그럼 그들이 있는 어딘가에 있다고 믿고 싶어지는 거죠. 그리고 없지만 있는 거라는 건 제가 계속 헤어지고 있는 와중이라고 말함으로써 생각하는 거죠.숲디 : 알겠습니다. 이번 시집에 실린 시들의 곡두라고 쓰고 번호를 매기셨어요. 곡두가 환영이라는 뜻이죠? (그렇죠. 그렇죠.) 곡두라는 부제를 쓰신 이유가 또 특별히 있을까요?
시인 : 제가 이번 시집을 중편 소설 쓰듯이 썼어요. 그러니까 이제 그냥 한 편의 소설을 쓰듯이 쭉 쓴 다음에 마흔 넷으로 나눴거든요. 작년에 제가 마흔 네 살이어가지고, 그러니까 그래서 시가 긴장감이 없고 쭉쭉 미끄러지고 있어요. 그러니까 제가 눈썰매 같다는 표현도 많이 하거든요? 시집인데 제가 막 사람들한테 똥집이라고, 막 아무 데나 앞에서 쭉쭉 보라고 이런 농담도 한 이유가 그러니까 그냥 순대 같이 썼어요. 그렇게 이어지게,
그러니까 제 세 번째 시집 제목이 ‘아름답고 쓸모 없기를’이라는 제목이었는데 (맞아요.) 그것이 곡두 같았어요. 그러니까 우리 사는 것이 어차피 죽을 건데 살잖아요. 근데 그 과정을 아름답다라고 표현을 하는 거 하고 안하는 거 하고 차이가 되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곡두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그 연장선상에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다른 변주 같아서, 그 곡두가 붙지 않으면 제가 이어나가는 힘을 받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숲디 : 알겠습니다. 다 그렇게 깊은 뜻이 역시나 담겨 있었습니다.시인 : 그냥 제가 완성하고 싶은 욕심에 뭐 있어 보이려고ㅎㅎㅎ.숲디 : 알겠습니다. 그럼 우리 새 시집에서 한 편을 좀 직접 읽어주시면 어떨까 하는데 오늘 준비를 또 해 주셨어요. 어떤 시를 읽어주실 건가요?
시인 : 제가 이렇게 낭독용 시가 많지 않은 사람이에요. 왜냐하면 욕설과 음담패설로 얼룩져 있는 시집을 주로 써왔기 때문에.숲디 : 정말 지금 이 시집도 피자마자 굉장히 친숙한 단어들이 많이 있더라고요ㅎㅎ.시인 : 이번 시집이 가장 약한 건데요. 그중에 유일하게 딱 몇 편 있는 그 중에 하나를 읽어드리려고 되게 고르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좀 이렇게 순한?) 그런 욕설이 없는 시가 많지 않아서 그중에 한 편을 골라봤구요.숲디 : 어떤 시인가요?시인 : ‘즐거운 일을 네가 다 한다’숲디 :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희가 bgm을 깔아드릴게요. 또 이제 읽어주시면 됩니다.
[00:19:13~]- 즐거운 일을 네가 다 한다 –
민정아 하셨다네 하였다
보리다 하셨다
네 하였다
고양이다 하셨다
네 하였다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다겪은 것들을 좀 생각해라
시간 나면 여 와서
며칠 있다 가거라
아무 생각 안 나는 시간이
필요하다
즐거운 일을 네가 다 한다
숨 쉬어가면서
뭐 드러 급하게 하냐
한 박자 늦춰가면서
봄이니까꽃 피잖아
바람도 불고
새도 울어
민정아 천천히 일 해라
성질대로 하지 말고
서둘 것은 없다대략 알면 된다
책이 중헌 게 아니다알았쟈
거미줄만 보러 다닌다 하셨다
네 하였다김용택 선생님은 전화를 끊고
거미줄을 보러 또 나갈 거라 하셨다네 하였다
숲디 : 또 시인께서 직접 또 읽어주시니까 또 다른 느낌입니다. 시에 나오는 김용택 선생님, 이제 섬진강 시인으로 알려진 김용택 시인이시죠?시인 : 네네, 맞습니다.숲디 : 선생님과의 전화 통화를 시로 옮기신 건가요?
시인 : 선생님과의 전화도 있고요. 문자도 있고, 그런 것들을 이렇게 시간대별로 제가 정리를 해놨다가 한 편의 시로 만들어봤습니다.숲디 : 이제 김민정 시인께서는 여기서는 이제 네만 하시네요.
시인 : 네ㅎㅎ. 선생님이 초등학교 선생님을 오래 하셨잖아요. 그래서 일단 말씀을 하셨을 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렇게 뭐가 좀 많으시고 저는 듣는 입장이 많아서 어쩔 수 없어요.숲디 : 그럼 평소에 좀 김용택 시인과는 어떤 사이?시인 : 저한테는 선생님이시기도 하고 선배님이시기도 하고 또 저의 필자이시기도 한데 제가 한 몇 년 좀 힘들었었거든요. 몸이 좀 안 좋기도 하고 여러 일들이 있어서? 그런데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 뜬금없이 그냥 전화를 하시는 거예요. 전화를 이렇게 하셔서 쉬어라 먹어라 봐라 뭐 걸어라 일하지 마라 술 마시지 마라 그러시다가 어느 날부터 야 나 가서 걸었다 나 가서 뭐 봤다 나 찍었다 나 읽었다 그러면서 계속 당신의 일상을 그 시골에서의 일상을 그냥 저한테 그냥 계속 말해주시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시로 쓰게 됐던 거미줄도 몇 달 동안 그냥 매일 거미줄만 보러 다니셨다는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거미줄만 보는 느낌이 어떨까, 그래서 저도 거미줄을 한참 또 따라서 보고 그랬어요. 근데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내가 거미줄을 몰랐구나. 난 거미줄에 대해서 내가 뭘 알고 있었던가. 그래서 그렇게 그냥 하시는 말씀도 열심히 그래서 귀를 기울여서 듣게 되더라고요. 제가 달라지니까.
숲디 : 거미줄을 일부러 이렇게 보러 다니시는…
시인 : 너무 예쁘다는 거예요. 선생님이 이제 70이 넘으셨는데 나는 이 나이 먹도록 이게 이렇게 예쁜 줄 몰랐다. 정말 예쁘더라고요. 달라요, 다~숲디 : 일부러 찾아서 보는 거랑 또 다를 거 아니에요. (그렇죠.) 또 그 마음이 또 다른 거니까.시인 : 저는 거미줄 이름 그 단어만 알고 있었던 거더라고요.숲디 : 그렇죠. 알겠습니다. 좀 되게 단순한 말 같아도 그렇지 않은 것 같이 느껴지는 이상한 오묘한 그런 시간입니다.
김민정 시인에게 시를 쓰라고 말씀하신 분이 동화 작가이신 고 정채봉 선생님이라고 들었어요. 정채봉 선생님과의 만남 이후에 써놨던 시들을 딱지처럼 접어서 다니면서 출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고치고 또 고치셨다고 맞나요?시인 : 네, 그러니까 제가 대학교 4학년 때 취직을 했어요. 아무것도 모를 때, 그냥 어떻게 살아야 될지도 모르지만 이 회사를 쫓겨나면 나는 죽어야 돼 이런 마음으로 아무것도 가진 게 없을 때 그러다가 이제 암에 걸리셔서 투병을 하시다가 인터뷰를 하러 나오신 선생님을 뵀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뭘 전공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는 그때 직장생활을 해야 되니까 제가 쓰던 글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두지 못하고 있을 때였어요, 23살이니까. 그래서 시를 썼었습니다 그랬더니 뜬금없이 시를 계속 쓰시라는 거예요. 그래서 그날 집에 와서 제가 학교 다닐 때 썼던 시들을 다시 출력을 했죠. 그랬더니 갑자기 제 마음속에 뜨거움이 오면서 그래 나 가진 건 없는데 내가 쓴 시들이 있었지 그러면서 그다음 날부터 이제 한 편씩 출퇴근길에 갖고 다니게 됐어요.
근데 제가 버스 타고 1호선 타고 2호선 타고 3호선 타고 내려서 버스 타고 걸어서 회사를 가야 됐어요. 그러니까 이 지하철 안에서 볼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a4를 딱지처럼 접어서 남한테 피해를 주니까 이렇게 볼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그러다 보니 조사가 그렇게 잘 보이는 거예요. 은, 는, 이, 가에 대한 공부를 저는 23살에 다시 했어요. 정채봉 선생님의 말을 들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오늘의 제가 이렇게 시를 쓸 수 있게 된 것 같기도 해요. 돌아가셨지만 되게 감사하고 있어요.숲디 : 많은 선생님들과의 또 그런 정말 어떤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으신 것 같네요.시인 : 저는 정말 그래서 복이 많은 사람 같아요.숲디 : 그 지하철 안에서 버스 안에서 딱지처럼 접어서 시를 계속 고치시고,시인 : 그렇게 안 하면 펴서 볼 수 있는 자리가 없잖아요. 너무 1, 2, 3호선은 거의 죽으라고 타는 거예요. 나 죽여라 이렇게 타는 거잖아요.숲디 : 정말 이렇게 좁게 봐야 하니까, 아 알겠습니다.
시인 : 제가 지금 마흔 다섯인데, 지금 같으면 펼치고 볼 수 있는데 스물 셋에는 그렇게 못 봐요.
숲디 : 또 시 누가 볼까 봐, 내 시 볼까 봐 그런 것도 있잖아요.
시인 : 아무도 안보는데, 네.
숲디 : 알겠습니다. 우리 노래 한 곡 더 듣고 올까요? 이번에 어떤 곡 들어볼까요?
시인 : 저는 이번 노래는 제가 승환 님이, 승환 님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고른 노래예요.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를 가지고 왔어요. 원래는 이제 변진섭 씨의 노래인데 이거를 신윤미 씨가 리메이크를 한 적이 있어요. 마로니에 ‘칵테일 사랑’ 부르셨던, 왜 갖고 왔냐면 나중에 꼭 이 노래를 리메이크로 불러주시면 안 되나 하는 마음이 있어서요.숲디 : 제가요?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또 집중해서 한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시인 : 그래서 리메이크 버전으로 갖고 와봤어요.
숲디 : 아,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 노래 들을게요. 신윤미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00:26:32~] 신윤미 –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신윤미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들으셨습니다.
숲디 : 또 이제 저한테 이렇게 직접적으로 리메이크 요청을 해주셔서 감사하게도 또 열심히 들어봤는데 이 노래를 제가 불렀으면 하셨던 그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시인 : 정직하게 부를 때 가장 호소력이 있는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이 노래가?) 기교를 부리지 않을 때 그 사랑이 진심으로 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승환 님한테는 그게 있다고 제가 믿고 있으니까 제 믿음으로 말씀드린 거예요. 부담을 지금 너무 드리는 거죠?숲디 : 그게 아니라 제가 정말 지양하는 노래거든요, 그런 게. 뭐가 없을 때 더 빛나는 그런 노래랄까요. 또 그렇게 또 저를 믿어주신다고 하니까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시인 : 처음에 뵀을 때 딱 그 느낌을 가졌기 때문에 그걸 계속 보고 있는 거죠.숲디 :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시인 님 앞으로 온 문자를 읽어드릴게요.
[00:27:51~]
1336 님께서
‘김민정 시인과 인터뷰 잘 듣고 있습니다. 오늘 처음 알게 되었고요. 저도 시를 좋아하지만 많이 사서 읽진 않아요. 김민정 시인 시집을 읽고 싶네요. 아, 이 시간 좋습니다.’
하셨어요.시인 : 감사합니다. 저 말고 진짜 되게 좋은 시들이 많은데 서점에 한번 나들이를 하시면(ㅎㅎ).
숲디 : 이 와중에 영업이 되고 있는 거예요.시인 : 네, 가만히 있어야 되나요? 그러면ㅎㅎ.
그리고 4543 님께서
‘민정 시인 님 저 소연이에요. 기억하실까요? 시인님 녹음하는 거 늘 보다가 이렇게 다른 라디오 통해 들으니까 또 새롭고 신기하고 반갑네요. 여전히 안녕하신 거죠?’
숲디 : 누구신지 기억하시겠어요?
시인 : 네, 제가 타 라디오 방송에 패널로 오래 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친구 같네요.숲디 : 아, 같이 함께 패널로 나갔던?시인 : 아니, 아니요. 그 프로그램을 만들었던.숲디 : 아, 그분이시군요.시인 : 전 다 아는 분들이 열심히 들어주고 계신 거 같네요ㅎㅎ.
숲디 : 지금 정말 많은 분들이 지금 지켜보고 계세요ㅎㅎ. 역대 최고로 지인 문자가 많이 오시는 게스트이십다.
이소미 님께서도
‘음담패설과 욕이 많은 그 시집 이름을 알고 싶습니다.’
시인 : 제 시집은 다 그래요.
숲디 : 다 그래요? 다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시인 : 다 삐삐삐 나서 방송국에서 할 때 다 삐 처리가 많이 되는, (그래요?ㅎㅎ) 지금 착한 척하면서 앉아 있지만 마귀가 끓는 사람이에요. 하마터면 지금도 욕할 뻔했어요ㅎㅎ.숲디 : 너무 취향 저격인데요? 사실 음악 나간 사이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굉장히 오늘 이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좀 3부까지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드는 오늘 이 시간입니다.시인 : 근데 더 하면 제가 욕할 것 같아서ㅎㅎ, 평소에 하던 대로 말이 너무 그렇게 나올 것 같아가지고.
숲디 : 3부는 괜찮지 않을까요? 아니요. 아닙니다. 죄송합니다ㅎㅎ. 우리 어디까지 했죠?시인 : 사랑이 제가 많은 사람이어가지고.
숲디 : 알겠습니다. 오늘 오프닝에서 시인의 말을 읽어드렸는데요. ‘나는 나의 부록이다 가장 사랑하는 것은 없다 많은 사랑이 있을 것이다‘ 이 시인의 말을 제가 오늘 딱 펼치자마자 무릎을 탁 쳤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것은 없다 많은 사랑이 있을 것이다 라는 그 말이 굉장히 마음의 울림이 됐거든요. 많은 사랑이 있을 것이다, 어려우실 수도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걸까요?
시인 : 저는 이 나라는 사람을 부록에 둘 때 제가 중심이 된다는 것을 한 20년 넘게 시를 쓰면서 알게 됐어요. 그러니까 저는 책을 만드는 사람이잖아요. 만약에 제가 글쟁이로만 살았으면 아마 가장 사랑하는 것은 나고 내 시고 뭐 이런 게 있을 텐데 제가 많은 책을 만들다 보니까 이거 하나만 사랑해 이게 안 되잖아요.
그런데 그게 맞는 사람이다라는 걸 인정을 했어요. 그래서 나 너만 못 사랑해, 내가 우리라고 할 수 있는 이 모든 것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게 내 팔자고 나는 그거를 마흔 다섯에 확실하게 알았어라고 선언하는 구절이었어요. 왜냐하면 막 왜 너 나만 좋아야지 왜 쟤도… 이런 게 있을 수도 있는데 전 진짜 거짓말이 아니라 다 좋은 거예요. 전 사람이 너무 좋아요. 표현하는 것도 너무 좋고, 그래서 이제 난 팔자야 이런 거 선언한 거죠.
숲디 : 멋있네요. 알겠습니다. 앞서 김용택, 정채복 선생님 말씀도 하셨지만 잊지 못할 인연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인터뷰하신 다른 책에서 보니까 이제 황현산 선생님 얘기가 참 좋던데 다들 김민정 시인이 이상한 시를 쓴다고 했을 때 ‘신경도 쓰지 마라 네가 옳다 니 시가 잘못된 게 아니라 니 시가 너무 일찍 발간되었던 것 뿐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던 유일한 분이라고. 참 공교롭게도 제가 오늘 모시는 거 알고 나서, 몰랐는데 제가 이 글을 선생님께서 한 돌아가신 지 그렇게 오래는 안 되셨잖아요.
시인 : 작년 8월 8일에 돌아가셨으니까.
숲디 : 그때쯤에 이 시인께서 쓰신 이 글을 제가 봤거든요. (진짜요?) 제가 sns에서 봤어요. 그래서 그걸 제가 따로 저장을 해놨었어요. (진짜요?) 그런데 그분이 오늘 모시게 된 김민정 시인님이신 줄 모르고, 딱 이 구절이 제가 기억에 남았거든요. 니 시가 너무 일찍 나왔던 거다 라고.
시인 : 죽을 때까지 따라댕길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졌나 봐요.숲디 : 네, 그런가봐요ㅎㅎ. 아무튼 그래서 되게 저도 되게 감회가 남달랐고요. 또 황현산 선생님과의 인연도 남다르시다고 들었어요.시인 : 그 선생님이 저한테 어떤 스승의 모습을 보여주셨던 것도 맞고요. 그리고 선생님의 책을 제가 너무 사랑해서 너무 졸라서 책으로 계속 낼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제가 사랑한다라는 표현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인 것 같고 그 마음으로 선생님을 또 아름답게 보내드리기도 했었는데 제가 선생님이 저한테 해주셨던 말씀이 전부가 다 옳았다라기보다 그냥 제가 저한테 보약을 먹고 싶으니까 제가 그 필요한 부분을 삼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한테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 중에 저한테 진짜 필요한 거를 제가 잘 알아들었고 그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 이 책과의 인연까지 됐던 것 같은데 저는 그래서 말씀드린 것처럼 갚아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은 거죠.
숲디 : 알겠습니다. 또 진짜 말씀을 나누다 보니까 진짜 뭔가… 이 시간 동안 배우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시인 : 제가 뭘 가르쳤나요?숲디 : 설명하기가 좀 어렵지만. 우리 이쯤에서 제가 시인들을 모시면 항상 하는 시간인데 제가 시인의 시를 제가 한번 낭독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해요. 어떤 시를 읽으면 좋을까요? 제가.
시인 : ‘쾰른 성당’이라는 시가 있어요. 이 시는 제가 너무 좋아하거든요, 제가 썼지만. 그래서 꼭 듣고 싶어서 이 시를 가지고 왔어요.숲디 :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열심히 한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00:34:18~]
쾰른 성당 / 김민정 –
우리 둘의 이름으로 초를 사서
우리 둘의 이름으로 초를 켜고
우리 둘을 모두 속에 섞어놨어
모두가 우리를 몰라
신은 우리를 알까
우리 둘은 우리 둘을 알까모두가 우리가 우리인 줄 알겠지
우리 둘도 우리가 우리 둘인 줄만 알겠지
양심껏 2유로만 넣었어
숲디 : 아, 감사합니다. 짧은 시를 주셔가지고.시인 : 네, 죄송합니다ㅎㅎ.
숲디 : 아니요, 죄송한 게 아니라 지난번 오은 시인께서는 정말 긴 시를 주셨거든요.시인 : 다 읽으셨어요?숲디 : 읽는데 너무 힘들었습니다.시인 : 다 안 읽으면 은이가 삐져요ㅎㅎ.
숲디 : 시가 워낙 좋아가지고 읽는 재미도 있더라고요. 오늘은 또 짧은 시를 읽었는데 괜찮았나요?
시인 : 너무너무요. 제가 읽으면 그런 느낌이 안 나고 가증스러워지거든요(ㅎㅎㅎ).숲디 : 가증스럽다니요.
시인 : 제 스스로 알아요. 가증을 떨고 있는 제 느낌을 아는데 정말 제가 좋아하는 이유가 있네요. 옆에서 보니 더.
숲디 : 저도 좀 가증 좀 떨어봤습니다. 근데 진짜 오늘 시인의 시도 제가 직접 읽구요. 오늘 또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아쉬워요. 벌써 거의 진짜 마칠 시간이 다가오는데 감독님 우리 음악 듣는 건가요? 아니면 이야기를 좀 마저 나누고 싶어서 음악도 너무 좋지만, 이번 시집이 좀 너무 잘 읽히고 재미있다는 또 이야기가 많이 들렸는데 특히 ‘이제니가사람된다’ 같은 시 아니 이제니는 시인 이제니 씨 말씀하시는 거죠? 코미디언 엄용수 씨 보려고 엄마 친구가 닭집 개업할 때 쫓아가셨다고요?
시인 : ‘이제니가사람된다’는 누가 이렇게 띄어쓰기를 하나도 안 한 상태를 벽에다 붙여놓은 걸 보고 제가 시를 썼던 거고 코미디언 엄용수 씨 아주 아주 옛날에 저 초등학교 때 체인 닭집에 모델 하셨었거든요. 그래서 그분이 온다고 그래서 따라갔었는데 사실 저는 이런 부분들을 시에다 담으려고 하는 게 저는 제 시에 대한 주제 파악이 좀 되는 사람이라 저는 누구를 가르치거나 말씀이 되는 시를 쓸 수가 없는 사람이고 그냥 저는 웃긴 게 좋고 재밌는 게 좋고 그냥 한 번 웃고 지나갔으면 좋겠는 그 순간에 되게 이 통렬함이 되게 좋아요.
그래서 그 재밌는 순간을 포착했을 때 아 빨리 써야지라는 그 서두름도 있거든요. 그냥 웃겼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가 알아요. 절대 저는 어딘가에 이렇게 낭송용이거나 이런 식으로 남을 수가 없는 사람이에요. 더럽거나 추접스럽거나 꼴배기 싫거나 이런 시가 많거든요. 그 와중에 되게 웃긴 상황들이 좀 있는데 저는 웃겨서 썼는데 그런 부분들에 한 번씩 툭툭 웃고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
숲디 : 근데 그런 건 또 김민정 시인께서 본인도 본인이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본인밖에 못 하시는 걸 거예요.
시인 : 영악스러워가지고 지가 할 줄 아는 것만 하는 거죠ㅎㅎ.
숲디 : 또 말씀을 또 그렇게 하십니다. 아니 근데 북토크에 가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또 많을 것 같은데 그 새 시집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 혹시 살펴보셨나요?
시인 : 일단 제목을 되게 야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되게 많아요. 그래서 이걸 사이즈로 되게 해서 어머나 어머나 어떻게 이런 제목을… (너의 거기는 작고 나는…) 그렇죠. 이걸 약간 거시기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뭔가로…) 그래서 그게 많고, 또 저의 책을 계속 읽어오신 분들은 어머 실망이야. (왜요?) 너무 약해졌어. (약간 좀 순화됐다?) 제가 좀 셌거든요. 그래서 제가 나이를 드는구나, 나이를 먹었구나를 저 스스로도 근데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숲디 : 그런 반응을~ 좀 감동받았어요, (절대 없어요.) 그런 거 없어요?
시인 : 그런 거 없어요, 저는.
숲디 : 지어내라도 말씀해 주시면 참 좋을텐데. 실망이에요ㅎㅎ.시인 : 아니에요, 겸허하게 잘 받고 있어요.숲디 : 마지막에 사이즈 얘기가 좀 굉장히 좀 컸습니다.시인 : 그거는 그냥 80% 이상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그거였어요.숲디 : 그런 거 연상이 된다, 아니 듣고 보니까.시인 : 그걸 처음에 몰랐다고 하니까 제가 좋아하는 이유가 또 있는 거예요, 이렇게. 저는 바로 알아주시지 않으셔서 너무 좋거든요.장나우 님께서
‘작가님과 숲디 케미가 정말 좋아요. 오늘 숲디와 꿀 케미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어머나) 듣기만 해도 웃음이 나옵니다. 정말 좋아~’
하셨어요.
숲디 : 오늘 어떠셨나요?
시인 : 저 뭐 정신이 하나도 없죠. 제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 앉아 있는 거잖아요. (말씀 젤 잘해놓고선) 좋아서 그래요. 저 이제 사랑하고 좋아하면 표현하기로 결심했거든요. 그래야 상대방이 알더라고요. 그래서 그 사람이 더 좋아 보이는 모습으로 제가 있으려고 노력하느라고 태도가 바뀌니까 계속 표현하려고 하려고 해요.숲디 : 저도 좀 표현을 하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오늘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정말요?) 듣는 사람 입장에서.
시인 : 수위를 조절해서 약하게 했는데, 놀래실까봐.숲디 : 더 세게 해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ㅎㅎ) 앞으로의 계획 있으신가요?
시인 : 저는 시인으로 되게 짧게 한 두어 달 이런 저는 김민정 시인입니다, 이런 생활을 한 두어 달 하는 거고요. 이제 2020년부터는 편집자의 본연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책을 만들어야죠. 제가 500건이 넘는 책을 만들었거든요. 몇 권의 책을 더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새로 만들어야 될 책들이 지금 되게 많아서 그 흥분이 있어서 잠을 못 자고 있어요.
숲디 : 아까 제가 음악 나간 사이에 시인께 저도 사실 숨겨놓은 꿈이 있다, 저도 죽기 전에 시집을 한 번 내보고 싶다 부끄럽지만.시인 : 저한테 오늘 딱 걸리셨어요. 큰일 났어요.숲디 : 바로 눈빛을 바꾸시면서 이야기하실 때보다 저한테 오세요 제가 만들어드릴게요 이렇게 하시는데 너무 듬직한 거 있죠. 든든한…
시인 : 저는 제 시를 얘기할 때는 수줍은 홍당무가 되는데 제가 편집자로 될 때는 되게 야수가 돼요. 행복합니다.숲디 : 굉장히 수동적인 사람이거든요. 알겠습니다. 오늘 굉장히 좀 여러모로 많이 배웠고요, 저는. 또 유쾌한 시간이어서 너무너무 즐겁고 감사했습니다. 늦은 시간에 또 귀한 걸음 해주셔가지고,
시인 : 더 늦어도 오라면 오죠.
숲디 : 언제 또 또 나와주세요. 우리 시인 보내드리면서 끝 곡을 들어봐야 할 텐데 어떤 곡 우리 들을까요?
시인 : 제가 마지막 곡으로 예민 선생님의 ‘서울역’을 가지고 왔어요. 이 노래도 1990년인가에 나왔던 건데 저는 기차를 탄다는 것이 역으로 간다는 것이 누구를 만나러 가는 걸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노래를 듣고 헤어지기 위해서 기차를 타나 보다라는 그 뉘앙스를 30년 전에 알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마지막으로 노래를 함께 들어야 되니까 ‘서울역’을 골라왔습니다.숲디 : 알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정말 완벽하십니다, 우리 김민정 시인님.
알겠습니다. 그럼 우리 예민의 ‘서울역’ 들으시면서 오늘 김민정 시인과는 인사 나누도록 할게요.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00:41:46~] 예민 – 서울역
[00:42:57~] ‘내 인생의 단 한 곡 코너’
우리 인생의 페이지에 책갈피처럼 꽂혀 있는 잊지 못할 노래들 그 중에 단연 잊지 못하는 단 하나의 노래를 만나보는 시간이에요. <내 인생의 단 한 곡> 오늘은 대전에 사는 최지수 씨의 <내 인생의 단 한 곡>을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대전에 사는 최지수입니다. 제 인생의 단한 곡은 정은지의 ‘하늘 바라기’입니다. 이 곡은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졸업식 무대를 위해 연습했던 곡이에요. 마지막 부분에 담임 선생님께 감사하다며 반 친구들이 모두 절을 했었는데 그 모습을 보시고 우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해요. 졸업 후 3개월쯤 지났을 때 그 담임 선생님께서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믿을 수 없었고 졸업식 날 흘리시던 눈물의 의미는 조금은 알 것 같았어요. 당장이라도 찾아봬 수능을 망쳤다 재수를 하기로 했다 투정 부리면 괜찮다고 토닥거려주실 것만 같은데 그 따뜻한 손길은 제 기억에만 남아 있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파요. 고등학교 졸업할 때가 되니 생각나네요. 숲디~ 정은지의 ‘하늘 바라기’ 틀어주세요.
[00:44:12~] 정은지 – 하늘바라기 (Feat. 하림)
듣고 오신 노래는요, 최지수 씨의 <내 인생의 단 한 곡> 정은지의 ‘하늘 바라기’였습니다. 이제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이제 선생님을 떠올리면서 담임 선생님께 감사하다며 이제 아, 중학교 졸업식 때 불렀던 노래라고 하셨죠. 마지막 부분에 이제 담임 선생님께 감사하다면서 절을 하셨다고 해요. 또 그 모습을 보시고 우셨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한데 선생님께서 안타깝게도 이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졸업식 때 흘리시던 눈물의 의미를 나중에 알 것 같았다고, 이 노래를 들으시면서 잠시나마 좀 선생님을 떠올리고 또 또 기억할 수 있는 시간 되셨으면 좋겠네요.
최은진 님께서
‘기억해 주는 제자가 있는 좋은 선생님이셨군요. 하늘 나라에서 고마워하고 계실 거예요.’
이렇게 보내주셨네요.
오늘의 단 한 곡 주인공이셨던 최지수 씨께서 문자를 보내주셨어요.‘사연 보낸 최지수예요. 라디오에서 나오는 저의 목소리가 어색하네요. 선생님은 정말 학생들을 위한 분이셨어요. 학교에서 괜히 청소로 스트레스 받지 말라며 선생님께서 청소하셨고 꽃이 피면 다 같이 꽃놀이를 가기도 했고 남학생들과는 운동하고 같이 목욕탕도 가시곤 하셨어요. 숲디의 입을 빌려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 싶어요.
선생님 저 지수예요. 저 이제 고등학교 졸업해요. 중학교 졸업하면서 고등학교 가기 싫다고 했던 게 어제 같은데 시간 빠른 것 같아요. 근데 저 대학은 못 갔어요. 수능도 미끄러지고 면접도 막 울면서 보고 그랬어요. 그래서 지금 공부 중인데 진짜 열심히 공부 중인데 쌤 보고 싶어요. 쌤 저 응원해 줘요. 진짜 자랑스러운 제자가 될게요.‘마음만으로도 정말 제가 선생님은 아닌데 제가 막 뭉클하네요. 아마 굉장히 또 행복해하고 계시지 않을까 이 목소리가 닿는다면. 또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멋진 선생님의 멋진 제자이신 것 같아서 앞으로의 하시는 공부와 또 앞으로의 모든 지수 씨의 올 새해만 해도 정말 함께 응원할게요.
선생님이 얼마나 또 뿌듯해하실지 또 그런 생각하니까 기분이 좀 이상하네요.
자, 여러분 인생에도 잊을 수 없는 단 한 곡이 있으시면요. 음악의 숲 인별그램 활짝 열려 있으니까 음성 메시지 보내주세요.
이어지는 3부에서는 깊은 밤에 어울리는 글을 읽어드리는 <밤의 산책자들> 준비돼 있습니다.
어김없이 여러분의 사연과 신청곡도 받을게요. #8000 번, 짧은 건 50원, 긴 건 100원이고요, 미니는 무료입니다.
김서윤 님께서
‘뉴 호프 클럽과 다나 파울라의 ’노 미 투 웰‘ 신청할게요.’
하셨습니다. 우리 이 노래 같이 들을게요.
[00:48:09~] New Hope Club – Know Me Too Well (뉴 호프 클럽 – 노 미 투 웰)
[00:49:20~] ‘밤의 산책자들’ 코너맥반석 버터구이 오징어에 설탕 잔뜩 입힌 새끼 감자에 아이스커피를 주 메뉴로 삼고난 후 나는 먹지도 않을 거면서 돈 쓸 욕심에 식당 안 메뉴를 일일이 읽어보곤 하는데 실은 밥 먹는 사람들을 구경하기 위한 속셈이 숨어 있기도 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동료끼리 이것저것 시켜놓고 밥을 먹을 때 그들이 나누는 건 어쩌면 음식보다 말일 터. 그러나 홀로 앉아 홀로 밥을 먹는 이를 볼 때 우리는 밥벌이의 도구이자 수단이 된 그의 삶을 절로 추측하게 된다. 돈 못 벌어주는 아비나 남편에게는 눈 흘기기 일쑤면서 구부정한 등인 채로 연신 밥 숟가락을 입속에 들이미는 이 땅의 가장들에게는 왜 그렇게 애잔한 마음이 들까. 산다는 일에 허망이나 부질없음을 왜 갖다 대지 못해 안달일까. 밀집 모자를 쓴 한 사람이 큼지막한 돈가스를 여러 등분 썰지도 않은 채 포크에 푹푹 찍어 먹기에 한참을 쳐다봤더니 코미디언 김명덕 씨였다. 보라, 씻을 게 없어 못 쓴다는 말은 거짓말이다.[00:51:15~] 신중현과 엽전들 – 이건 너무 하잖아요 (선곡표 에는 신중현과 엽전들이라고 기재되었지만 숲디는 김정미 로 소개함)
김정미의 ‘이건 너무하잖아요’ 들으셨습니다.
이 노래는 오늘 김민정 시인께서 가지고 오신 노래입니다. 김민정 시인께서 보내주신 선곡 이유가 1974년 발표된 신중현 작사 작곡 노래 가수와 가사와 멜로디가 처음에 듣자마자 달려왔다고, 특히나 가사가 그렇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시인의 시 제목으로도 이 노래와 같은 제목에 쓰였다고 말씀을 하셨던 것 같은데 오늘 <밤의 산책자들> 역시 김민정 씨의 산문집 ‘각설하고’ 중에서 읽어드렸어요. 마지막 한 줄이 굉장히 딱, 머리를 한 듯 탁 때리는 것 같은 ‘보라, 씻을 게 없어 못 쓴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뭔가 되게 이것저것 핑계만 늘어놓기 바쁜 저에게 굉장히 마지막으로 마지막에 가시고 나서 정곡을 딱 찔리네요.
다음 노래는 우리 김민정 시인께서 오늘 정말 많은 곡을 가지고 오셨어요. 음악 정말 광이시거든요. 그래서 정말 많은 곡들을 듣고 싶어 하셨는데 시간 관계상 나누지 못했던 곡, 또 이야기를 나누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못 들었는데 이제 들어보려고 합니다. 한 곡이 더 있었는데 이은미 임기훈의 ‘우리 모습처럼’이라는 곡이에요.
임기훈 2집 앨범을 좋아하시는데 93년 앨범 속에서 정직하게 노래하는 이은미를 만날 수 있어서 좋다고, 이 노래로 이 두 가수를 지금까지 좋아해 오고 있다고 하시네요. 정직하게 노래하시는 걸 되게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우리 시인 님, 시인 님 앞에서는 정말 정직하게 노래를 해야겠습니다.자, 그럼 우리 이 노래 들을게요. 이은미 임기훈의 ‘우리 모습처럼’
[00:53:36~] 이은미, 임기훈 – 우리 모습처럼
이은미 임기훈의 ‘우리 모습처럼’ 들으셨습니다.
와, 이은미 선배님의 목소리가 조금 낯설게까지 하는 음성이 좀 확실히 좀 조금 더 앳된 느낌이 있네요. 또 시인께서 골라 오신 또 취향을 저격하셨던 진짜 저격당했던 곡입니다.이제 다시 여러분들의 사연을 좀 만나볼게요. 오늘 지금 집을 떠나서 공부하고 있는 분들 문자가 와 있는데,
[00:54:31~]
박예진 님께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에요. 집과 학교가 멀어서 혼자 하숙하고 있어요. 가족의 품을 떠나서 모든 걸 해내야 하는 게 지금은 좀 버겁고 쓸쓸해요.’
아이고, 고등학교 3학년이신데 가족의 품을 떠나서… 많이 외롭고 좀 쓸쓸하실 것 같은데 어떻게 또 해내죠? 저라면 정말 못 했을 거 같은데 지금도 못 할 거 같은데 아무튼 아이고, 진짜 고생 많으십니다. 제가 뭐 해드릴 수 있는 건 없지만 음악의 숲에서 이야기 들어드리고 제 이야기 들려드리고 음악 나눠드리고 하는 걸로도 조금이라도 좀 외로움이 덜해질 수 있다면 좋겠네요. 언제든지 음악 있을 때 놀러 오세요. 도망오셔도 좋습니다.
전예원 님께서
‘시카고 교환학생 온 스물넷 고인물 요정 예원이에요. 시차 적응하느라 음숲 못 찾아왔었는데 드디어 적응해서 음숲 찾아왔어요. 오랜만에 숲디 목소리 들으니 왜 눈물이 날 것 같죠? 뭔가 교환 와서 힘든 마음이었는데 늘 힘이 되는 존재를 마주하게 돼서 약한 모습이 보인 것 같기도 하고 여기는 오전 9시면 음숲 시간이니까 잘 찾아와 볼게요. 숲디~ 너무 보고 싶었어요. 흑흑.’
사실 흑흑은 안 쓰셨습니다. 제가 붙였습니다. 이제 시차 적응이 좀 돼서 오전 9시에 음악의 숲이면 시작부터 좀 축축 쳐지는 거 아니에요ㅎㅎ? 저는 굉장히 새벽 텐션으로 지금 하고 있는데 조금 텐션을 막바지 이지만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펭수 한 번 더 할까요? 아니 그건 좀 어제 제가 약간 좀 반성했어요. 아, 이거 조금 더 연습해서 이게 펭수의 팬으로서 너무 경솔했다 섣불렀다 조금 더 가다듬은 다음에 들려드렸어야 했는데 좀 후회했습니다.
아무튼 즐겁게 좀 해드리도록 할게요. 또 타지에서 고생하실 텐데 언제든지 생각나시면 놀러 오세요. 저는 항상 오전 9시에 있겠습니다.
장혜경 님
‘우연히 스친 한 곡의 음악에 많은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이 핑계 저 핑계로 마음속 구멍을 메우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누군가를 마음에 들일 여지조차 남기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생각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온다면 누구라도 기여코 제게 올 인연이라면 부디 조금만 천천히 와주길, 온갖 핑계로 가득 차 누군가에게 내어줄 아주 작은 공간조차 없는 지금이 아닌 비로소 조금 덜어낼 수 있을 때 마음의 공간이 조금이나마 생겨났을 때 그때 인연이 와주길 조심스레 바라봅니다. 다지의 ’흩어지는 새벽‘ 신청합니다.’
하셨어요. 또 사연을 읽는 것만으로도 지금 굉장히 좀 여러모로 복잡한 심경인 것 같은 느낌이 전해지네요. 지금이 아닌 언제가 될까요? 그때가. 조금씩 정리하고 정돈하고 비우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실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박종일 님께서
‘숲디 안녕하세요. 이바다의 ’푸른 꽃‘ 신청해요.’
하셨어요.
우리 그러면 신청하신 곡 듣도록 하죠. 다지의 ‘흩어지는 새벽’ 그리고 이어서 이바다의 ‘푸른 꽃’
[00:58:23~] 다지 – 흩어지는 새벽 (inst.)
[00:58:23~] 이바다 – 파란꽃 (노래가 나오지 않음)
다지의 ‘흩어지는 새벽’ 그리고 이바다의 ‘파란 꽃’ 이렇게 두 곡 들이셨습니다.
아까 미국 시카고에서 온 사연을 소개해 드렸더니 지금 세계 곳곳에서 메시지가 도착했어요. 역시 글로벌 음숲, 정말 세계적인 라디오 프로그램이네요.
[00:59:55~]류다이 님께서
런던에서 듣고 있는 직장인이에요. 항상 퇴근 시간을 함께 해주는 음숲, 그리고 숲디 너무 고맙습니다.‘런던에서 지금 듣고 계시는 류다이 씨, 런던 지금 어떤가요, 날씨? 괜찮나요? 퇴근 시간에 지금 퇴근 시간이라고 합니다. 음~ 런던에서 음악의 숲 들으면 진짜 멋있겠는데요. 되게 되게 낭만적일 것 같은데? 아닌가요? 저의 바람인가요?
자 테디와 님께서
‘전 오전 7시에 음숲을 들어요. 아침을 조용히 시작하는 쪽이라 하루 시작하기 너무 좋은 라디오입니다.’
일곱시에 다시 듣기로 들으시는 거 아니시죠ㅎㅎ? 어딘지 말씀을 안 해주셨어요. 지금 시계 7시, 테디라는 거 보니까 영미 쪽일 듯한데, 아니 뭐 테디면 다 영미 쪽인가요? 작가님께서 테디라는 거 보니까 영미 쪽인 것 같은데ㅎㅎㅎ 호주? 이렇게. 아무튼 7시에 음악의 숲을 들어주신다고 하니까 이른 시간이잖아요. 고맙습니다.
윤예성 님께서
‘숲디~ 항상 일하면서 듣다가 메시지는 처음 보내봐요. 저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이랍니다. 숲디는 예전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부터 지켜보고 노래 나올 때마다 잘 듣고 있어요. 재작년 성시경 축가에 게스트로 나오신 것도 보고, 노래 너무 잘 듣고 있어요. 그리고 미국에선 항상 일하면서 잘 듣고 있어요.’
미국에서 듣고 계시는, 재작년에 제가 성시경 선배님 그 공연에 제가 갔었죠, 게스트로.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들 반갑습니다. 나이스 미츄 앤 해브어 나이스데이…ㅎ 아, 창피해 괜히 했어. 아무튼.
4513 님께서
‘올해 28살이 된 전주대 대학생 남자예요. 대입 후에 수많은 일들이 지긋지긋하게 벌어졌고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그래서 그런지 대인관계에 있어 반신반의를 해요. 사회성은 없어 보이지만 저도 나름대로 저만의 방식으로 살아가요. 숲디는 어떨는지 모르겠지만요, 저는 사람을 대하는 게 힘들어요. 혹여나 저를 대하는 게 막무가내일까 봐 존댓말 쓰며 상대를 존중하죠. 비록 그 사람들에겐 제가 어색하게 느껴질지라도요. 졸업 일곱 달 앞두고 고민이 여러모로 많아서 이 곡을 신청합니다. 김경호의 ’금지된 사랑‘.’
이게 이 고민과 이 노래가 무슨 인과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뭔가 깊은 뜻이 있겠죠? 제가 이해를 못한 거라면 죄송합니다. 사람을 대하는 게 힘들다고 저는 근데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저 역시도 많이 갖고 있는 고민 중에 하나고 언제부턴가 나를 속 터놓고 보여주는 것들, 나를 이야기하는 게 망설여지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그래서 그냥 지금의 내 사람들만 이렇게 좀 더 팔이 안 뻗어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느낌을 저도 많이 받곤 하는데 뭐 한편으로는 그러면 어때 이게 난데 그런 생각도 듭니다. 감히 괜찮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요. 우리 같이 좀 힘을 내길 바라고 졸업 일곱 달 앞두고 고민이 여러모로 많다고 하셨는데 일곱 달이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시간이겠네요. 아무튼 뭔가 털어놓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음악의 숲에 오세요. 제가 다 받아주겠습니다.
신청곡 같이 들을게요. 이 노래 너무 오랜만에 듣는데 노래방에서 정말 남자들의 성대를 다 찢어놨던 곡이죠. 저도 이 노래 한, 두 번 더 불렀으면 아마 가수 못 했을 거예요. 중학교 때 중학교 때 이 노래 노래방에서 두 번 더 부를까 고민하다가 안 불렀는데 그래서 아마 지금 가수하고 있지 않을까.4513 님의 신청곡 김경호의 ‘금지된 사랑’ 다음 곡 더 센데요. 4704 님의 신청곡, 이 노래도 제 성대를 많이 혹사시켰던 곡입니다. 야다의 ‘이미 슬픈 사랑’
[01:04:42~] 김경호 – 금지된 사랑
[01:04:42~] 야다 (Yada) – 이미 슬픈 사랑 (노래가 나오지 않음)
김경호의 ‘금지된 사랑’ 그리고 야다의 ‘이미 슬픈 사랑’ 두 사랑을 들으셨습니다.
노래 나가는 사이에 많은 분들 밤이라서 크게 소리는 못 지르겠지만 같이 따라 부르고 싶은 욕구를 참느라 저는 살짝 슬쩍슬쩍 불렀거든요? 성대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ㅎㅎㅎ.
[01:05:31~]
8287 님께서
‘정승환 형 팬입니다. 노래 라디오에서 목소리 너무 좋아요. 밤에 편하게 듣기 좋네요. 요즘 공부하느라 힘든데 앞으로 더 자주 들을게요.’
네, 자주 놀러 오세요.
2195 님
‘숲디~ 저는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오늘부터 아이들에게 영어 일기 숙제를 내면서 선생님은 어릴 때 일기 다 가지고 있어라고 얘기했는데 집에 와서 문득 생각이 나서 찾아보게 됐어요. 10권이 넘는 일기장을 보다가 선생님들께서 일일이 코멘트를 달아주시고 좋은 글 써주신 걸 보고 계속 눈물이 났어요.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좋은 선생님인지 돌아보게 되고 선생님들 너무 보고 싶네요. 숲디는 어릴 때 쓰던 일기장 가지고 계신가요? 궁금하네요.’
그럼요. 저도 버린 줄 알았는데 어머니께서 어떻게 다 안 버리고 두셨더라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1학년 때 거부터 이렇게 쭉 있는 것 같은데 가끔 저도 찾아보면 웃기기도 하고 어떤 날은 되게 뭉클하기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사진도 함께 보내주셨습니다. 영어 일기, 살면서 영어 일기는 단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투데이 이즈 굿…ㅎㅎㅎ 지금 뭐 던지고 싶은데 떠오르는 게 없어서 어떡하지? 이렇게 영어를 못 합니다, 제가.
1230 님
‘숲디~ 저 오랜만에 한국 왔는데 음악의 숲 듣고 반해서 3일째 찾아오고 있어요. 잔잔하고 목소리가 너무 듣기 좋아요. 반했습니다. 저 오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가 결혼한다네요. 저의 미래가 갑자기 걱정되고 조바심 나기 시작했어요. 신청곡은 클래지콰이 ’잠 못 드는 밤‘으로 할래요.’
친구가 결혼하는데 왜 갑자기 미래가 걱정되고 조바심이 나는 거죠? 친구 결혼하면 나도, 나는 결혼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인가요? 모르겠습니다, 저는 잘. 그래도 음악의 숲 듣고 반해서 3일째 찾아오고 있다고 하니까, 목소리가 감미로워서 좋다고요? 고맙습니다.신청곡 들을게요. 클래지콰이의 ‘잠 못 드는 밤’
[01:07:57~] 클래지콰이 – 잠 못드는 밤
[01:08:28~] ‘숲의 노래’ 코너
오늘 밤 여러분들을 위해서 제가 준비한 노래는요. 검정치마의 ‘안티프리즈’라는 곡입니다. 워낙에 또 유명한 그 검정치마의 앨범이죠? 앨범에 있는 곡인데요. 오늘 그냥 문득 검정치마의 음악이 자꾸 그렇게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끝 곡으로 꼭 이 노래를 들어야겠다. 전 집에 가는 길에도 앨범을 쭉 돌려 들을 생각인데요. 함께 나누고 싶어서 가지고 와봤습니다. 정말 좋은 노래예요. 당연한 말이겠지만요. 정말 아름다운 사랑 노래라고 생각이 듭니다.
자, 그럼 저는 검정치마의 ‘안티프리즈’ 들려드리면서 오늘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지금까지 음악의 숲 정승환이었고요.
저보다 좋은 밤 보내세요.
[01:09:23~] 검정치마 – Antifreeze (안티프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