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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온 후 햇빛이 나면 처마 끝에서 눈 녹은 물이 떨어진다. 다시 날이 어두우면 낙수는 고드름으로 얼어붙는다. 그 끝으로 바람도 스치고 별들도 음악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굴뚝새도 지나간다. 그것들의 화음和音, 그것들의 조화로움이 다, 음악이다. 인류에게 말이 생기기 전에는 노래가 그것을 대신했을 것이다. 모두가 마음으로 살 때였으니까. 명령과 지시가 생기기 전 감응과 공감으로 살던 시절, 인간끼리가 아닌 만상萬象과 소통하며 살아야 하던 시절이었으니까. 자르고 뚫고 막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고 기다리던 시절이었으니까. 비석碑石이 아닌 노래로 남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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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남, 시의 정거장 中